'호두까기 인형' 화려한 무대… 볼쇼이·마린스키 버전 눈길

입력 2017-12-18 18:32
국립·유니버설발레단, 고전발레 진수 선사


[ 마지혜 기자 ]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 왔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세계 공연가를 수놓는 이 작품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 ‘백조의 호수’와 함께 고전발레 3대 명작으로 불린다. 세계 각국의 주요 발레단은 물론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등 국내 양대 발레단도 연말이 되면 공연계 최대 흥행 상품으로 꼽히는 이 작품을 경쟁적으로 무대에 올린다.

원작은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이 1816년 쓴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린 소녀 마리가 삼촌 드로셀마이어에게 장난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은 뒤 꿈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차이코프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는 1890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의뢰를 받고 이 작품을 발레로 제작했다.

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볼쇼이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버전으로 공연한다. 이야기 개연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 고전발레의 한계를 보완해 스토리텔링의 힘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어린 무용수가 공연 내내 기마 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호두까기 인형’을 연기한다. 박슬기 김지영 박예은 김리회 신승원 등 국립발레단 간판무용수들이 번갈아 ‘마리’로 무대에 선다. 국내 공연 중 유일하게 오케스트라 실황 반주로 공연한다. 제임스 터글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상임지휘자와 김종욱 국립발레단 음악감독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번갈아 지휘한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는 25일까지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바실리 바이노넨이 마린스키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을 로이 토비아스와 유병헌 예술감독이 각색한 버전으로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이 선택한 볼쇼이 스타일이 민족적인 색채와 힘, 웅장함을 추구한다면 유니버설발레단이 계승하는 마린스키 스타일은 세련됨과 정교함, 화려함을 중시한다.

1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눈송이의 왈츠’가 화려함의 대미다. 흰색 튀튀(여성 발레 의상)를 입은 무용수 20여 명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면서 역동적인 군무를 보여준다. ‘드로셀마이어’를 맡은 무용수가 보여주는 마술, 익살맞은 연기를 선보이는 생쥐왕, 실제 발포되는 대포 등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끈다.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김나은, 우크라이나 출신 나탈리아쿠시와 재일동포 출신 성사미 등이 주역을 맡는다. 공연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21~31일 열린다.

이원국발레단은 이 작품을 ‘말하는 발레’로 선보인다. 대사 없이 마임과 춤으로만 내용을 전달하는 기존 발레가 어린이나 발레 초심자에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이유다. 30일까지 방이동 KBEC발레시어터에서 공연한다. 소극장이라 무용수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루마니아 국립시비우발레단은 하남문화재단 기획 초청으로 22~23일 경기 덕풍동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동유럽 발레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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