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고서 309개 종목 중 127개가 괴리율 30% 넘어
50% 넘는 종목도 19개 달해
"매도 의견 내면 불이익 받아"
강제규정도 없어 실효성 의문
[ 홍윤정 기자 ] 목표주가괴리율 공시제도가 시행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증권회사들의 ‘목표주가 뻥튀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상장회사에 지나치게 높은 목표가를 부여하다 보니 현 주가와의 차이(괴리율)가 크다는 의미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내고 있는 309개 종목 중 127개(41.1%)의 목표주가(평균치)와 현 주가 간 괴리율이 3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괴리율 50% 이상인 곳도 19개 종목이나 됐다. 전체 종목의 평균 괴리율은 26.79%로 괴리율 공시제 시행 전인 8월 말(26.53%)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제도 시행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목표가 부풀리기 관행이 바뀌지 않은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월1일부터 기업 분석보고서에 목표주가와 함께 현 주가와의 차이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리포트의 객관성을 높이고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괴리율을 표기하면 목표주가를 높여 잡는 현상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증권사들은 이를 의식해 기업 분석보고서 내부 검수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내부 심의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목표가괴리율 공시제도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괴리율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어 실효성이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괴리율이 가장 높은 롯데제과의 평균 괴리율은 77.55%에 달했다. 아프리카TV(72.84%) 인터플렉스(71.73%) 한진중공업(66.97%) 등도 목표가와 현 주가의 차이가 컸다.
금융당국은 괴리율을 애널리스트 보수 산정에 반영하도록 증권사에 권장했지만 강제할 규정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목표가 산정은 애널리스트의 독립성과 관련돼 있어 일정 기준에 맞추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며 “인사 평가와 보수 산정에도 반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매도’ 보고서 기근 현상도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보고서에서 매도 보고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5일 기준 0.22%로 8월 말(0.18%)과 큰 차이가 없다.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통하는 ‘중립’ 보고서 비중은 이 기간 15.80%에서 13.47%로 오히려 줄었다.
증권업계에서는 리서치센터의 독립성 보장 없이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주 수입원인 채권 인수 및 기업주관 수수료 등을 대부분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쉽게 매도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매도 리포트를 쓰면 해당 기업으로부터 유·무형의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며 “매수 위주 보고서를 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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