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협회 "한국은 망중립성 강화해야"

입력 2017-12-17 18:36
수정 2017-12-18 06:21
"4차 산업혁명의 근간 훼손 안돼"

EU, 미국과 다른 행보
"개방적인 인터넷 유지"


[ 이승우 기자 ]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網)중립성 폐지 결정이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 기본적인 인권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망중립성 원칙을 강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이란 원칙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협회는 17일 성명을 통해 “망중립성 원칙은 혁신과 경쟁, 개방성과 다양성을 발현하고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며 “망중립성 원칙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탄생과 성장을 이끌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중립성 원칙 폐기라는 FCC의 결정은 그간 이뤄온 인터넷 기업들의 혁신과 향후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인터넷 생태계 전반을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를 주축으로 설립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망중립성 원칙은 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하는 사업자들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FCC는 표결을 거쳐 지난 14일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통신망 사업자는 포털, 동영상 등 플랫폼 사업자의 네트워크 속도를 차별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 요금 납부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스타트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협회는 인터넷산업 육성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정책당국이 망중립성을 더욱 공고하게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통신사들의 기간통신사업자 법적 지위에 근거한 국내 망중립성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대목”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네트워크 기본권 확대 공약 역시 망중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미국의 망중립성 폐기와 관계없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원칙을 계속 지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인 안드루스 안시프 디지털 단일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15일 트위터를 통해 “집행위는 유럽의 망중립성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며 “차별과 간섭 없이 개방된 인터넷에 접근할 권리가 EU 법규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EU는 지난해 4월 발효된 ‘오픈 인터넷’ 법규에서 통신업체가 누구에게나 동등한 인터넷 접근을 제공하고 속도 및 품질에서 차별하지 못하도록 했다.

독일 경제부 베아테 바론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개방되고 자유로운 인터넷은 누구나 참여하기를 바라는 디지털 사회의 성공적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웹 접근 차별을 금지하는 EU의 인터넷 법규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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