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중 외교 성과
충칭 임시정부청사 찾아
역대 대통령 중 첫 방문
건국절 논란에 '쐐기' 분석
천민얼 충칭 당서기와 회담
광복군 터 복원 재개 합의
[ 손성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우리는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본다”며 “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 충칭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유적지를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한 간담회에서다.
문 대통령은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대한민국의 법통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 밝힌 ‘임시정부 수립일=건국일’이라는 뜻을 다시 밝힌 것으로 건국절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정의 마지막 청사였던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청사 내 김구 주석이 쓰던 ‘주석 판공실’에 들어가 김 주석의 책상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책상 뒤에 놓인 작은 침대를 한동안 어루만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 회동을 했다. 천 서기는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25인의 중앙 정치국원에 오른 인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유력한 차기 지도자로 꼽힌다.
천 서기는 회동에서 “처음으로 충칭을 방문하는데도 이곳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깊은 식견을 갖고 계시다”며 “충칭에 대한 대통령의 중시를 느낄 수 있어 감동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천 서기는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사업 재개를 합의했다.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은 이전 정부에서 합의됐으나 사드 문제로 중단됐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충칭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중 제3국 공동진출 산업협력 포럼에 참석해 “물은 만나고 모일수록 먼 길을 갈 수 있다. 지동도합(志同道合), 뜻이 같으면 길도 합쳐지는 법”이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과 신북방·신남방 정책의 연계는 양국을 비롯한 역내 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고 인류 공영을 이끄는 힘찬 물결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일대일로는 시 주석의 중국·유라시아 경제 협력 프로젝트로, 문 대통령은 정부의 대외 경제 협력 정책인 신북방·신남방 정책과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충칭=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