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양재시민의숲 공원을 매헌공원으로…

입력 2017-12-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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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영국 러시아 미국으로부터 대한제국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받고 고종을 협박해 을사늑약(1905)을 체결, 외교권을 빼앗고 통감부를 설치했다. 이태 뒤인 1907년에는 헤이그 밀사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퇴위시키고 군대를 강제해산했다.

이런 암울한 시기인 1908년 6월21일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는 1932년 4월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공원에서 일본군 침략사령관 시라카와 대장을 비롯한 군관수뇌부를 일거에 도륙(屠戮)해 세계만방에 한국인의 독립의지를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중국의 장제스(蔣介石) 총통은 “중국의 100만 대군이 못한 일을 조선의 한 청년이 했노라”고 극찬하고 꺼져가던 김구 선생의 임시정부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장제스 총통은 1943년 카이로회담에서 연합국 수뇌들을 상대로 한국의 독립을 주장, 이를 카이로선언에 포함하도록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25세에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매헌은 우리나라 독립의 초석이 됐다.

위인의 이름을 붙인 공원은 여럿이다. 서울 강남의 도산공원, 남산의 백범광장, 천호동 해공공원, 부천의 안중근공원, 통영과 정읍의 충무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엔 맥아더공원, 링컨공원, 아이젠하워공원 등이 있다. 서울 서초구 매헌로에 있는 윤봉길의사기념관은 매헌기념관으로, 주변 여의천을 건너는 다리는 매헌교, 초등학교는 매헌초등학교로 명명됐다. 지하철역도 양재시민의숲역보다 매헌역이라 불리고 있다. 양재시민의숲 공원도 ‘매헌공원’으로 바꿔 통일성을 부여하면 어떨까. 공원을 찾는 청소년과 시민에게 매헌의 나라사랑 정신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성섭 < 매헌기념관 상임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