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현정', '촛불' 2017년 사자성어…사악함 깨고 바름 드러내다

입력 2017-12-17 10:28
100명 설문조사…"적폐청산·개혁 제대로 이뤄져야"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정했다. ‘파사현정’은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 국정 농단에 분노한 촛불 시위, 헌정 최초 현직 대통령 탄핵과 조기 총선 등 파란만장한 1년을 보낸 한국의 상황을 대변한다는 평가다.

17일 교수신문은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를 잘 표현할 만한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응답자 34%(340명)가 선택했다.

'파사현정' 추천자인 최경봉 원광대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사견과 사도가 정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최재목 교수는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사현정은 '2012년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가 5년 만에 올해의 사자성어로 다시 등장했다.

2위는 '해현경장'(解弦更張)으로 응답자 18.8%가 선택했다. 한서(漢書)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말로, 거문고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이다. 해현경장을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영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풀이했다.

3위는 응답자 16.1%가 고른 '수락석출'(水落石出)이었다.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이다. 수락석출을 추천한 홍승직 순천향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정권이 바뀐 뒤 좀처럼 밝혀지지 않을 것 같았던 이전 정권의 갖가지 모습이 드러나는 현 상황에 적합한 말"이라고 답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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