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연고' 트레티노인, 알고 써야 탈 없다

입력 2017-12-15 17:56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주름 완화·미백 효과 알려졌지만
본래 여드름 치료제로 개발돼
의사 상담 필수…적정농도 넘으면
피부발진·홍반 등 부작용 발생


[ 전예진 기자 ]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다면 ‘트레티노인’ 연고에 대해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5년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큰돈을 들이지 않는 피부 관리 비법으로 소개되면서 인기를 끈 제품인데요. 주름을 없애고 젊은 피부로 돌아가게 해준다고 해서 ‘기적의 연고’로 알려져 있죠. 인터넷에는 효과를 봤다고 극찬하는 사용후기가 꽤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심지어 어느 피부과에 가면 쉽게 처방 받을 수 있는지도 나와 있더군요.

그런데 이 연고가 여드름 치료제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트레티노인은 한국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태국에서는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해외 직구(직접구매)나 여행객을 통해 연고를 구할 수 있다 보니 제대로 설명을 듣지 않고 사용해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트레티노인은 비타민A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성분입니다. 스티바A(GSK·사진), 레틴A(얀센), 레타크닐크림(갈더마코리아) 등의 제품이 있습니다. 이들을 광노화 치료제라고 합니다. 광노화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가 늙는 것을 말하죠. 트레티노인은 피부 표면의 각질층을 벗겨내 거친 피부를 보드랍게 하고 콜라겐 생성을 증진시켜줍니다. 20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 결과 트레티노인이 0.05% 함유된 크림을 지속적으로 바른 사람들은 1개월 후 굵은 주름이 완화됐고 2개월 후 미세 주름 감소, 4개월 후 색소 침착과 검버섯이 줄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피부가 좋아지는 과정이 고통스럽다는 점입니다. 처음 연고를 바르면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따갑고 붉어지는 증상이 많이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붓거나 가렵고 피부가 건조해지기도 합니다. 얼굴이 울긋불긋해지고 각질이 일어나기 때문에 외관상 보기 불편할 수도 있는데요. 면접이나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있다면 고려해봐야 합니다.

효과가 극단적이다 보니 적은 농도로 소량만 사용해야 합니다. 시중에는 0.01%, 0.025%, 0.05% 등 다양한 농도의 제품이 있습니다. 적합한 제품을 선택해 면봉으로 쌀알이나 완두콩만큼 짜서 1일 1회 세안 후 맨 얼굴에 바릅니다. 연고를 바른 뒤 햇빛에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함께 쓰고 취침 전 바르는 게 좋습니다. 임신부는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햇빛 노출이 많은 사람도 피하는 게 좋은데요. 입소문만 믿고 구입하기보다 의료진과 상담 후 자신의 피부에 맞는 성분과 농도의 연고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겠죠.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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