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와 상관없는 산란일자 표기 정책, 계란가격 상승과 자급률 떨어질 듯

입력 2017-12-15 13:25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계란에 산란일자 표시 의무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농가들은 우리나라 계란 생산과 유통 기반 시스템을 감안하지 않고 양계농가, 단체들과 합의 없이 마련된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계란 공급이라는 목적은 사라지고 계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이득 없는 정책이라고 이야기한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산란일자 보다는 생산과 유통과정 전반에 걸친 시스템이 계란의 신선도에 관여하는 바가 크다. 오히려 난각에 산란일자를 표시하는 것은 계란이 수많은 숨구멍을 통해 숨을 쉬고 있는 살아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놓친 처사”라면서 “해외 사례를 보면 미국, 유럽의 경우 생산 농가 등 중요사항만 표기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으며, 주변국인 일본 정부도 포장일, 등급일 등을 농가가 자율적으로 포장지에 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러한 사실은 난각에 산란일자 표기가 신선도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말한다. 또한 계란은 수많은 숨구멍을 통해 숨을 위고 있는 한 생명이다. 산란일자를 기준으로 유통기한을 설정 할 경우 먹지 못하는 계란으로 오해하여 자원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선진국의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라고 생각 된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나라 대다수 계란 유통 운반차량은 냉장시설이 없는 차량을 이용하고 있으며, 판매처에서는 실온 보관 후 냉장판매와 실온판매가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판매처의 인프라의 문제점을 보안하기 위해 국내 계란 유통기한을 30일 이내로 유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홍콩 90일, 아프리카 180일, 일본은 상미기간(날계란 섭취 기간) 21일 이후 가열하여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산란일자가 시행 되면 소비자의 부담과 혼란도 초래될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신선도 보단 산란일자 위주의 계란 구매로 생길 자원낭비, 그로 인한 소비자 가격 상승은 곧바로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생산자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양계협회 OO도지회 회원에 따르면 “산란일자 표기가 시행되면 일반 소비자들이 산란일자를 확인하며 계란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재고가 쌓여 약 30% 정도만 회수된다고 가정했을 때, 계란 생산비 가격도 약 30%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란 한 판(30구)기준의 소비자 가격이 약 1만원에서 1만 5천원 정도 형성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생산자는 자원 낭비를 소비자에게는 가격적인 부담이 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한 가지 더 간과해선 안 될 사항은 바로 계란 자급률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동안의 계란 자급률은 99.5%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6년 최대의 AI 사태로 인해 양계농가들의 피해는 최악의 상황으로 발생되었고, 계란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품귀 현상까지 발생되었다. 정부에서는 소비자 물가 안정과 수급 안정 명목으로 단 한 번도 진행 하지 않았던 신선란 수입에 대한 지원을 하였고, 정부 지원에 힘입어 L사 대형마트에서 2017년 1월 초 미국산 ‘하얀 계란’이라는 브랜드 명으로 판매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신선하지 않다는 이유와 가격 경쟁력의 이유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았으며 현재는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양계 협회 OO도지회 회원은 “국내산 계란이 산란일자의 이유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면 또 다시 수입산 계란의 소비자 판매가 시작될 것이고, 더 큰 문제는 생산비 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제과, 제빵 업체들은 수입산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결과는 계란 자급률도 잃고 국내 계산 산업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 뻔하다”며 걱정스러운 말을 전했다.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이득 없는 산란일자 표기보다 판매 단계 콜드체인시스템(저온 유통방식) 구축과 계란 유통센터(GP) 의무화가 계란 신선도 확보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계란 유통센터(GP)를 통해 계란 이력 추적, AI 방역, 안전성 강화, 시장가격 결정 등 계란 산업을 선진화하고, 계란 유통센터의 안전성을 수시로 검사하여 농장의 안전 위생에 대한 경각심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라는 말이 생산자의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세계 많은 나라들은 식량 자급률을 확보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100%에 가까운 자급률을 유지하는 나라는 흔치않다. 이러한 소중한 계란자급률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리를 위해 꼭 지켜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계란 생산, 유통의 현실을 파악하고 철저한 분석과 검증을 토대로 계란생산 농가와 관련 단체와의 합의를 이뤄, 소비자에게 신선한 계란을 공급 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었으면 한다”라고 강조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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