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유발 하라리가 주목한 중세 특수작전

입력 2017-12-14 18:53
대담한 작전


[ 심성미 기자 ]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에서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탐구해온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자신의 전공인 중세 전쟁사를 다룬 책이 국내 출간됐다.

하라리가 2007년에 펴낸 《대담한 작전》은 ‘중세 시대의 특수작전’이라는 독특한 주제에 집중한다. 하라리는 특수작전을 군사적으로 한 국가의 기반 시설을 타격 목표로 삼거나 특정 인물을 암살 혹은 구출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상징적 가치를 지닌 사람이나 장소를 겨냥하는 것 역시 특수작전 범주에 포함된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도중 벌어진 이스라엘 선수단 살해사건이나 2001년 9·11 테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라리는 1098년 십자군 전쟁부터 1536년 프랑스-합스부르크 전쟁까지 11~16세기에 벌어진 역사적인 특수작전 여섯 건을 면밀하게 소개한다. 훌륭한 요새 설비와 풍부한 식량이 쌓여 있던 안티오키아 성을 함락하기 위해 십자군이 구상한 작전, 암살조직 니자리파의 놀라운 암살 기술 등을 서술한다. 저자는 박진감 넘치는 필력으로 사실과 상상력을 적당히 버무려 각각의 특수작전을 묘사한다.

하라리는 책 첫머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 한복판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고 털어놨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조직이 이스라엘의 인구 밀집지역을 공격하고, 이스라엘 특수부대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나 정치인을 암살하는 상황이 그가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중세시대 특수작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중세 전쟁사라는 렌즈를 통해 현대 중동 정세를 바라보는 재미도 주는 책이다. (김승욱 옮김, 프시케의 숲, 440쪽, 1만8000원)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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