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 부산행, 반대파 광주로… 국민의당 '분당 열차' 출발?

입력 2017-12-13 19:36
수정 2017-12-14 06:09
'통합 반대' 평화개혁연대
광주서 "합의이혼 고민할 때"

안철수, 부산서 바른당과 포럼
"22일 전격 통합선언" 관측도

박주원 'DJ 비자금 제보' 시인


[ 김기만 기자 ]
국민의당 내 통합 찬반 세력이 지지 지역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는 13일 광주에서 “안철수 대표가 통합에 대한 고집을 꺾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14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함께 부산을 찾는다.

천정배 전 대표 등 평화개혁연대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분당을 의미하는 ‘합의이혼을 고민할 때’라는 말이 공공연히 언급됐다.

천 전 대표는 “안 대표가 아무리 고집을 부려도 통합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고집할수록 당의 분열과 갈등만 심해지고 그나마 있는 국민의 지지조차 잃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3당 통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이에 침묵하고 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하에서 이뤄지는 개혁을 방해하는 적폐연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서면 인사말을 통해 “바른정당이 1차로 국민의당과 합당, 2차로 한국당과 합당하려고 한다”며 “이는 징검다리 3당 합당”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우리 정체성을 버리고 수구 세력의 품에 안기겠다는 위험한 시도”라며 “지금이라도 통합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14일 부산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 발전 방안’ 토론회를 연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나란히 참석해 통합 행보에 힘을 싣는다. 지난 주말 호남을 방문해 민심을 수렴한 안 대표는 조만간 통합론에 대한 견해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가 이르면 오는 22일 전후에 통합선언을 할 것이란 얘기가 국민의당에서 나돌았다. 호남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안 대표가 호남을 다녀와서 통합 추진에 더 속도를 낼 것 같다”며 “(통합선언 시점이) 오는 22일이나 24일이 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내년 1월 전당대회까지 염두에 두고 전격적인 통합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날짜가 정해져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제보자’로 지목된 박주원 최고위원은 “2003년 현대 비자금 사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수표가 입수됐다”며 “(당시) DJ 비자금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의당은 15일 당무위원회를 열어 박 최고위원 징계 절차를 의결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