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강국’일본의 자존심을 세워진 닌텐도의 신형 게임기 ‘스위치’의 누적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입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닌텐도는 자사의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의 전세계 누적 판매 대수가 지난 10일자로 10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 3월 발매 이후 약 9개월 만의 성과입니다. 내년 3월까지 1400만대를 팔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이 같은 스위치의 판매 속도는 누적 판매대수 1억대를 돌파했던 ‘Wii’에 필적하는 페이스라고 합니다. 닌텐도 측은 “계획대로 팔리고 있다”고 만족한 표정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가정용 TV에서 즐기는 거치형 게임기지만 야외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컨트롤러인 ‘조이콘’을 주위 사람과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간편함과 신선함을 무기로 스마트폰 게임에 뺏겼던 게임 이용자들의 눈길을 되찾았다는 분석입니다.
발매 초기부터 인기가 이어져 오프라인 양판점에서는 품귀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4일)에서도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스위치’였다고 합니다.
일본 언론들은 닌텐도 스위치가 품귀 현상을 보이는 이유로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은 점을 우선 꼽고 있습니다. 트랜지스터 등 범용 부품 뿐 아니라 다양한 부속품이 스마트폰, 친환경 자동차 등 다양한 수요처가 등장하면서 부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소식입니다.
닌텐도를 보면 인물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분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09년 초에 이 전 대통령이 “우리는 왜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못 만드냐”고 말해 ‘명텐도’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하게도 2010년경 부터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닌텐도의 위상이 급추락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 미국 애플과 한국 삼성전자 등에서 ‘초대박’을 낸 정보기술(IT)제품을 잇달아 내놓다 보니 누적판매 1000만대가 그리 커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만. 닌텐도의 반격을 보면서 급변하는 시장의 무서움, 변화에 응전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느끼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반격의 날을 세운 닌텐도는 과연 어느 정도까지 예전의 위세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관심이 절로 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