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재 들여와 한국 수출 기여… 세계무역 큰손 됐죠"

입력 2017-12-12 19:54
수정 2017-12-13 05:19
'수입의 날' 맞은 한국수입협회 신명진 회장

"현지생산·유통 등 구매파워 높아 한·미 FTA 재협상 도움되기를"
협회 창립 및 수입의 날 행사에 주한 외교사절 대거 참석하기로


[ 좌동욱 기자 ] “수출과 수입이 선순환 구조로 늘어나는 ‘균형무역’이 무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신명진 한국수입협회 회장(전진켐텍 대표·사진)은 13일 ‘제8회 수입의 날’을 맞아 12일 서울 방배동 수입협회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값싸고 질 좋은 원·부자재를 적기에 공급하는 수입업자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한국 사회가 아직도 ‘수입은 사치’라는 과거의 낡은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수입품 중 원자재(70.6%)와 자본재(기계 및 설비·16.4%) 등 국내 제조산업에 활용되는 제품 비중이 87%에 달한다”며 “사치품 등이 포함된 소비재는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입협회가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와 자본재가 자동차, 철강, 반도체, 가전제품 등 주력 수출 제품을 생산하는 중간재 등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그는 수입 업무가 고도로 전문화되면서 국내 수입업체를 활용하는 대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 본인이 1980년 창업한 전진켐텍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천연고무와 고무부품용 약품을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화승알앤에이 등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화학제품의 유해성과 안정성을 면밀히 감별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R&D) 인력 비율이 약 15%에 달한다. 신 회장은 “과거 수입업체는 단순 중개 업무를 주로 했지만 최근엔 유통과 현지 생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 업계도 전문가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한국이 세계 11위 경제대국(2016년 세계은행 기준)으로 도약하면서 수입협회의 위상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주한 외국대사들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단체가 수입협회”라고 했다.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수입협회 창립 47주년 및 수입의 날’ 행사엔 캐나다 멕시코 네덜란드 등 주요 40개국 주한 외국대사, 미국 중국을 비롯한 80개국 상무관 등 150여 명의 대규모 외교사절단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해외 대사들의 가장 큰 업무는 자국 상품 세일즈(판매)”라며 “한국도 이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내년 상반기 미국에 수입사절단도 파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입협회가 미국의 수출업체와 손잡고 목소리를 내는 게 한국 정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정부에도 “한·미 FTA 재협상을 준비하면서 수입협회 의견은 듣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수입협회의 바잉(구매) 파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 회장은 내년엔 해외 공급업체의 기업 정보와 제품 가격 등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직구와 구매대행도 넓은 의미의 수입업자라고 할 수 있다”며 “해외 수출업체에 대한 빅데이터가 공유되면 수입과 관련한 창업이나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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