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홍콩 첵랍콕 공항 매장 6곳 개점… 세계 최대 화장품 면세사업자로
내년 해외매출 1兆 돌파 전망… 해외시장 공략 가속도
[ 이수빈 기자 ] 신라면세점이 12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6개 면세점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이로써 신라면세점은 세계 최대 화장품 면세사업자가 됐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은 작년 방문객 수 기준으로 세계 3위 공항이다. 아시아 3대 국제공항인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동시에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신라면세점이 처음이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예상 해외매출인 5500억원에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의 매출이 더해지면 내년에는 해외매출이 단숨에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해외매출 1조원 예상”
신라면세점은 지난 4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글로벌 1, 2위 업체인 DFS, 듀프리를 꺾고 화장품·향수·패션·액세서리 분야 총 6개 매장의 사업권을 따냈다. 매장 규모는 3300㎡(약 1000평)이다. 이들 매장은 이전까지 DFS가 운영했다. 11일 DFS에서 매장을 넘겨받은 신라면세점은 2024년 9월까지 7년간 단독 운영한다.
신라면세점은 매장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해 내년 상반기 그랜드오픈할 예정이다. 방문객이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매장을 꾸밀 계획이다.
소비자의 아름다움을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매장명은 ‘뷰티&유(BEAUTY&YOU)’로 정했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 12개를 포함해 향수,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200여 개가 입점할 예정이다.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상주하면서 화장품과 패션 상품을 골라주고, 상품기획자(MD)가 한국과 일본의 떠오르는 인기 화장품 브랜드를 발굴해 소개한다. 신라면세점 최초로 남성 전용 매장도 들어선다. 남성용 화장품과 패션상품을 선별해 판매할 예정이다.
◆면세점을 한류 전시장으로
신라면세점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면세 한류’ 전략에 따른 것이다. “면세점이 한류 전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지론이다. 이 사장은 2013년 개장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보테가베네타 매장을 시작으로 마카오공항 면세점, 태국 푸껫 시내면세점, 도쿄 시내면세점 등을 차례로 열며 신라면세점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이 사장은 주주총회에서도 “면세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장을 강화해 글로벌 명문 서비스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홍콩 면세점 입찰 때도 이 사장은 실무진에 △현장조사와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시장 분석 △소비자 수요 분석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운영방안을 제안하도록 주문했다.
이 사장은 특히 화장품 면세사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 화장품이 신라면세점의 ‘면세 한류’ 전략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홍콩은 세계 3대 뷰티박람회 중 하나인 ‘홍콩 코스모프로프 아시아’가 매년 열리는 도시다. 신라면세점도 연간 7000만 명이 오가는 홍콩 첵랍콕공항에서 ‘화장품 박람회’처럼 한국 화장품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다. 이를 위해 유망한 화장품 브랜드를 발굴해 스타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이미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면세점에선 8000㎡ 규모로 화장품·향수 매장을 운영하며 중소기업 브랜드인 아로마티카, SNP화장품, 클레어스, 리더스 등을 들였다. 화장품은 일반적으로 면세점에서 매출 40%가량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신라면세점은 앞으로도 해외 면세점 입찰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인규 호텔신라 면세부문 사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해외 면세점 입찰에 뛰어들겠다”며 “특히 화장품·향수 면세사업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 우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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