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s 중국'실속폰 대전'
화웨이, 30만원대 '비와이폰2'
샤오미는 '구글 AI비서' 탑재
韓 시장 공략 위해 AS망 강화
삼성 갤A·LG K 시리즈도 출격
[ 안정락 기자 ]
스마트폰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연시에 화웨이, 샤오미, TCL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다양한 중저가폰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시장을 지키기 위해 성능을 강화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중저가폰 시장은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이 점유하고 있는 프리미엄폰 시장과 달리 이동통신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공급하는 중국산 제품도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에는 공시지원금 대신 매달 요금을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높아지면서 자급제폰(약정 없이 쓸 수 있는 휴대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화웨이, 샤오미 등 한국 침투 강화
화웨이가 지난 5일 KT를 통해 출시한 ‘비와이(Be Y)폰2’는 올 3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P10라이트’의 한국 버전 모델이다. 지난해 출시한 비와이폰의 후속작으로, 5.2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지문인식과 고속충전 기능 등을 갖췄다. 출고가는 39만6000원이다. 이 제품은 지난 9월 일본에서 출시돼 당시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6위, 1∼5위는 아이폰 시리즈)을 기록하기도 했다.
CJ헬로를 통해 오는 18일 출시되는 ‘블랙베리 키원’은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개선된 모델이다. 물리적 키보드 자판 위에 한글을 덧입혔고, 램(RAM) 용량은 해외 모델보다 1기가바이트(GB) 늘린 4GB다. 내부 메모리도 64GB로 해외 모델의 두 배다. 블랙베리 키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이 지난해 말 블랙베리 브랜드를 인수한 뒤 내놓은 첫 번째 스마트폰이다. 출고가는 50만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샤오미는 휴대폰 유통업체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중저가폰 ‘미A1’을 곧 선보인다. 이 제품은 29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광학 줌 기능이 지원되는 1200만 화소의 듀얼 카메라와 지문인식 센서 등을 탑재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했고,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이 제품은 지난 9월 초 인도에서 처음 출시했다.
화웨이, TCL,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국내 애프터서비스(AS) 망도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 지사를 둔 화웨이는 동부대우전자서비스와 계약을 맺고 AS망을 기존 서울 직영 서비스센터, TG삼보서비스를 포함해 3개 채널로 확장했다. 연말까지 전국 서비스센터를 6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샤오미 미A1은 내비게이션 전문업체인 팅크웨어의 아이나비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다. 블랙베리 키원은 동부대우전자서비스 등에서 제품 수리가 가능하다.
삼성 갤A, LG K시리즈 등 출격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는 중저가폰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갤럭시A 시리즈를, LG전자는 K·X 시리즈 등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A 시리즈는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끈 제품이다. 2018년형 모델은 갤럭시S8이나 갤럭시노트8처럼 화면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A 시리즈의 출고가는 50만~60만원대로 전망된다. 2017년형 갤럭시A5는 54만8900원, A7은 58만8500원이었다. 2018년형은 듀얼 카메라 탑재로 가격이 다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른바 ‘갤럭시S9 미니’ 모델은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갤럭시S9과 갤럭시S9플러스, 갤럭시S9 미니 등을 함께 공개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9 미니 버전이 갤럭시A 시리즈와 구매층이 겹칠 수 있다고 판단해 제품을 내놓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8’에서 4.5인치 디스플레이와 1GB 램을 장착한 K·X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출고가는 30만원 안팎에 책정될 전망이다. 2017년형 K10은 출고가가 27만5000원이었다. LG전자의 K·X시리즈는 올 2분기 중남미 지역에서 점유율 10%대를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르는 인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중저가폰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아성을 쉽게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중국폰의 점유율은 미미하다”면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어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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