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필드테스트 결과
5개 외국계만 100% 웃돌아
"단계적 적용이 현실적 방안"
[ 이지훈/박신영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8일 오전 6시12분
금융당국이 보험사 새 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신지급여력(RBC)비율을 시범 평가한 결과 삼성, 한화, 교보 등 ‘빅3’를 포함해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에선 금융당국이 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강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국내 보험사의 신인도가 추락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신지급여력제도를 기초로 생보사들의 자본 적정성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한 결과 ING, 푸르덴셜, 라이나 등 5개 생보사만 RBC비율 100%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빅3 등 나머지 생보사들의 신RBC비율은 100%를 밑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빅3 생보사의 RBC비율은 모두 200%를 웃돈다.
RBC비율이 100%를 밑돈다는 것은 보험사가 소비자가 요청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불량회사’라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이 비율이 100%를 밑도는 보험사에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등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고 최악의 경우 퇴출시키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 이 비율을 150% 이상 유지토록 권고하고 있다.
일부 소수 외국계 보험사만 기준을 맞춘 것은 미국이나 유럽 생보사들은 이전부터 이 제도를 써왔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들 회사는 보장성보험을 주로 취급하고, 채권 등 장기·안전 자산 위주로 투자해왔다. 또 자산 규모가 작아 국내 대형사에 비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용이해 새로운 제도 도입에 유리한 편이다.
반면 국내 생보사는 이제까지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데다 최근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늘려왔다. 특히 이번 필드테스트에서 유럽에서만 쓰는 기준(솔벤시2)을 상당 부분 도입하면서 주식 및 지분 투자에 대해 35~49%의 요구자본을 쌓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보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유럽에서 쓰는 강한 기준을 무리하게 한국에 도입하려 한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A생보사 임원은 “국가별로 보험업의 발전 정도가 다른데 왜 한국 금융당국이 무리한 기준을 쓰려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신RBC비율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B생보사 관계자는 “시간 여유를 둬서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지훈/박신영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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