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업계 골치덩이 안산땅과 알박기

입력 2017-12-10 18:29
수정 2017-12-10 18:50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몇달 전 경기 고양시의 한 도시개발사업지에서 불법 명의신탁 고발 등으로 검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중견 건설업체와 부동산 개발업체가 얽힌 송사입니다. 고발인인 건설사는 불법 명의 신탁과 위법한 감정평가 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이 같은 소송전을 보는 건설·개발업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개발 과정에 이런 토지 확보전과 소송이 사업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땅은 ‘안산땅’이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안산땅은 행정구역인 경기도 ‘안산의 땅’이 아니라 ‘사지 않은 땅’을 뜻합니다. 사업 초기 토지주가 비싸게 불러 놔두고 다른 땅을 산 뒤 마지막에 그 땅을 사게 되면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을 일컫습니다. 한 중견 주택업체 사장은 “지방에서 ‘안 산 땅’ 때문에 처음보다 8배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일을 있었다”며 “사업을 진행해야 하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안 살 수가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안 산 땅’과 비슷한 말로 ‘알박기’도 있습니다. 도시개발구역이나 재개발구역엣 사업 주체(시행사)가 가장 힘든 상대가 바로 알박기입니다. 알박기는 재개발 등 개발 예정지역 내 중요 지점의 땅을 미리 조금 사놓고 개발을 방해하며 시행사로부터 많은 돈을 받고 파는 행위입니다. 시행사가 몇년간 들인 공이 알박기 때문에 지연되기 일쑤입니다. 물론 오랫동안 산 원주민이 끝까지 이주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개발정보를 알고 사들인 뒤 땅값을 뻥튀기해 되파는 알박기는 인허가와 함께 개발 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꼽힙니다. 서울 강북과 경기 주요 도시의 개발 사업 중 상당수가 알박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3년부터 도시개발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기존 땅과 다른 부지를 환지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도지사가 승인한 환지 방식 도시개발사업을 할 때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 및 토지소유자 2분의 1 이상 동의하면 아파트 부지에 알 박은 땅은 사업구역 내 다른 곳의 땅으로 환지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한 개발업체 관계자는 “기존 땅주인은 물론 동종업계에서 알박기를 해 경쟁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적지 않다”며 “지역에 노후된 개발지역을 하루 빨리 개선하는 게 필요한 만큼 알박기라는 적폐는 하루 빨리 청산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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