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200' 1위·'Hot 100' 10위 목표… K팝 서구 진출의 새 모델 만들겠다"

입력 2017-12-10 17:42
'윙스 투어' 마친 방탄소년단


[ 마지혜 기자 ]
“빌보드 메인 음반차트인 ‘빌보드 200’의 1위,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빌보드 Hot 100’의 10위권까지 올라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방탄소년단 멤버 지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윙스 투어 더 파이널’ 콘서트를 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올해의 성과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윙스 투어’라는 이름의 월드투어 콘서트를 시작했다. 10개월간 북남미와 동남아, 호주, 일본 등 세계 19개 도시를 돌며 40회의 공연을 했다. 이날 연 공연은 ‘윙스 투어’의 마지막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트로피를 거머쥔 게 시작이었다. 지난달 19일엔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뮤직어워즈에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미국 무대에서 공연했다. 지난 4일엔 ‘MIC Drop’ 리믹스 버전 음악으로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케이팝 그룹 사상 최고인 28위에 올랐다.

멤버 슈가는 “아메리칸뮤직어워즈 무대에 서기 전에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대기실에서 500mL짜리 물 네 통을 마셨다”며 “어릴 때부터 영상으로만 본 미국 시상식 무대에 직접 선 그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RM은 “해외 팬들이 저희를 향해 ‘대박’ ‘쩔어’라고 한국어로 말을 걸어줬다”며 “미국에서 재미있는 열흘을 보내고 왔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이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건 비주얼이 아름답고 무대 퍼포먼스가 화려하며 음악이 총체적 패키지로 기능하는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면서 방탄소년단만의 가치를 더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말하는 ‘방탄소년단만의 가치’란 힙합으로 대변되는 흑인음악을 토대로 멤버들이 진정성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방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 느낀 것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한 달 전까진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미국에 가 보니 태극기 자수를 가슴에 박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지금 정말 중요한 시기에 왔고 여기에서 기회를 놓쳤다가는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K팝이 서구 시장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K팝의 서구 시장 진출은 방탄소년단에 그치는 ‘해프닝’이 아니라 ‘모델’이 돼야 한다”며 “이를 보여주기 위해 미국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연구하면서 서구 시장에서 K팝 가수가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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