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기 신도시, 다른 노후화 해법 행보 중

입력 2017-12-09 09:00


(선한결 건설부동산부 기자) 1990년대 초반 조성돼 노후화된 수도권 1기 신도시 주택 시장이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분당·평촌은 수직증축 리모델링 예정 단지의 가격이 오르고, 일산·중동 등은 인근 택지지구의 새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수도권 1기 신도시에는 입주 20년 이상 된 아파트가 대부분입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의 90% 이상이 2000년 이전에 공급됐습니다. 4~5년 안에 재건축연한(30년)을 채우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하지만 일대 재건축은 쉽지 않다는 평입니다. 신도시 계획에 따라 대규모 고층 단지 위주로 조성된 까닭에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아서입니다. 대지지분 차이가 커 소유주간 협의가 까다로운 주상복합 아파트도 여럿 있습니다.

이에 분당과 평촌에선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인기입니다. 리모델링은 연한기간이 15년으로 재건축보다 짧습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규제도 적용받지 않습니다. 분당에서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 승인을 받은 ‘한솔마을 주공5차’는 사업이 본격화 되면서 약 2년간 정체됐던 매매가가 급등했습니다. 이 단지 전용면적 74㎡는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4억7000만원 안팎에 매매됐으나 리모델링 안전성 심의와 건축심의를 통과하자 지난 10월 5억27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습니다. 평촌의 ‘목련2단지 대우선경’ 전용 58㎡도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4억2000만원선 시세를 유지하다가 리모델링 건축심의 안정성 검토 착수 후인 지난달 4억9500만원에 팔렸습니다.

반면 일산 중동 등에선 주변 택지개발지구의 새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분양권 시세도 확 올랐습니다. 일산신도시 인근 장항동 한류월드개발부지에서 지난해 4월 분양한 ‘킨텍스 원시티(M2블록)’ 전용 84㎡ 분양권은 분양가(5억6540만원)보다 9000만원 가량 오른 6억5400만원에 지난달 팔렸습니다. ‘부천옥길 호반베르디움’ 전용 84㎡도 2015년 분양가 대비 60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신규 분양 시장도 열기가 높습니다. 일산 인근 고양 지축지구에서 지난 7월 분양한 ‘지축역 센트럴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 평균 16.34대 1를 기록했습니다. 일산동구 식사2지구에 전용 59~84㎡ 802가구가 이달중 분양되는 ‘일산자이 2차’에는 지난달부터 주말마다 300여명의 방문객이 몰렸습니다. 이 단지 분양 관계자는 “새 아파트로 이주하려는 일산신도시 거주자들이 많이 방문한다”며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큰 분당·평촌 등은 리모델링을 하지만 타 신도시들은 접근성 좋은 주변 개발지구로 이주를 선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끝)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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