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 등 경제협력 가속
파키스탄에 자국 무역항 확보
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로 영향력 확대
[ 강동균 기자 ] 중국이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해상무역로 건설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남아시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압둘라 야민 압둘 가윰 몰디브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지난 9월 FTA 협상을 타결한 양국은 이른 시일 내에 FTA 체결에 서명키로 했다. 이에 따라 몰디브는 남아시아 국가로선 파키스탄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과 FTA를 맺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몰디브 의회는 최근 중국과 체결할 FTA 초안을 가결했다.
FTA가 발효되면 양국 간 교역 상품의 95%에 무관세가 적용된다. 그동안 양국 무역은 중국이 주로 몰디브에 수출하는 구조였다. 몰디브의 주력 수출 품목인 참치는 중국 시장에 거의 진출하지 못했다.
두 나라는 2015년 2월 자유무역지대 구축에 합의하고 같은 해 말 첫 협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실무 협상과 한 차례의 장관급 협상을 했다.
두 정상은 또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비롯해 금융, 해상무역, 기후변화, 반(反)테러리즘, 마약 방지, 관광·교육·문화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몰디브와의 협력 확대로 중국은 인도양에 경제 거점을 추가로 구축하게 됐다. 중국은 스리랑카와도 FTA 협상을 다섯 차례 했다. 파키스탄의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과다르에 장기 임차 방식으로 자국 무역항을 확보했고,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도 항구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예멘 등에서도 항만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소장은 “파키스탄, 몰디브, 스리랑카는 7개국으로 이뤄진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회원국으로 중국은 옵서버 국가로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와의 FTA 체결은 남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