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는 가장 저평가된 시장… 미국 금리인상 충격에도 잘 견딜 것"

입력 2017-12-06 18:09
수정 2017-12-07 08:59
글로벌 핫이슈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글로벌전략가


[ 김현석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 인도네시아, 인도 등 일부 무역적자가 많은 나라에 긴축발작(탠트럼)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는 아시아 각국이 잘 적응할 것으로 본다.”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글로벌전략가이자 신흥시장 투자부문 대표(사진)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아시아 경제’ 토론회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에 나서 세계적으로 통화량이 3.5배 팽창했다”며 “양적완화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지만 긴축으로 방향이 바뀐 만큼 각국의 자산가격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성장 속도가 줄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하는 시기가 2030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가장 큰 과제는 저성장 국면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부채 급증 탓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중국은 1990년 초 성장을 시작한 뒤 한 번도 위기는 물론 불황도 없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자본 통제를 하는 데다 기업뿐 아니라 은행들도 사실상 국영이어서 갑자기 채권을 회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해외부채도 많지 않다.

그는 “인도는 중국에 비해 경제 규모가 5분의 1이고, 발전 속도도 처진다”며 “인도는 종교의 나라이며 제조업 기초가 없다”고 평가했다. 제조업이 발전할 수 없는 원인으로는 강한 규제와 관료주의로 인력을 채용하거나 해고하기 어렵고, 토지 활용도 쉽지 않은 점을 들었다.

다만 “인도는 뛰어난 창업가와 기업이 많고 외국인이 투자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며 “외국인은 직접 법인을 세워 고생하지 말고 인도 회사에 투자해 수익률을 올리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간 갈등 문제엔 “인도는 중국 자본이 필요하고, 중국은 커다란 인도 시장을 버릴 수 없어 상호의존도가 높다”며 “파국으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트남,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등은 중국을 이탈한 제조업체가 몰려들고 있어 경제가 당분간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시장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핵문제에 따른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선 원화 가치 강세를 들며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지난 20년간 개선돼 투자할 만한 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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