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상비약의 범위 확대를 논의하는 회의에서 약사의 자해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열린 보건복지부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서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품목 추가에 반대한다며 칼로 자해를 시도한 것이다. 위원회는 현재 13개인 품목에 제산제와 설사약 등을 추가할 계획이었지만 이날 소동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다수 국민의 편익은 무시하고 특정 직역집단의 이해를 앞세우는 ‘막가파식 떼쓰기’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약사회 측은 ‘의약품 안전성’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지만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주장인지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이익집단의 과격한 ‘내 몫 지키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택시기사들의 반대로 카풀앱 규제개선 토론회가 무산되고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장이 자해하는 일도 있었다.
정부의 미온적 대응은 과격 투쟁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목소리 큰 집단의 이기적 행동으로 인해 침묵하는 다수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방치돼선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먼저 청산해야 할 적폐 중 적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