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30억 규모로 키울 것"
[ 고재연 기자 ]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민간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자로 참여한다. 사회적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SK는 4일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원과 10억원을 투자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 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1호’를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투자를 검토 중이며, 연말까지 130억원 규모의 펀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펀드 운용은 IBK투자증권이 담당한다.
SK 측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와는 다른 형태의 자본시장을 국내에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사회적 기업은 정부 예산이나 기업의 수혜적 지원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들 기업이 중장기적인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펀드 조성을 계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투자수익도 얻으려는 민간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장기적으로 투자금을 마련할 길이 열리게 됐다.
사회적 기업은 이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재무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투자신탁1호는 후보 기업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 대상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측정 시스템은 SK가 제공한다. SK는 지난해부터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 제도를 도입해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 지표로 평가하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SPC 측정 지표를 펀드 운용에도 도입한다. 투자신탁1호는 계약 기간 △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 △재무적으로 성장한 수준 등 종합적인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투자자를 유치해나갈 계획이다.
SK는 사회적 기업이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보고 자본을 투자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가 생산되고,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자본시장 조성에 힘써왔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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