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진 타이거' 포효하다… 우즈, 세계골프 '심장' 다시 뛰게할까

입력 2017-12-04 18:28
수정 2017-12-05 08:53
10개월 긴 공백 깨고… 황제의 ‘완벽한 귀환’

히어로월드챌린지 8언더파
톱랭커들과 겨뤄 공동9위
통증없이 얻은 값진 결실
버디·이글 쇼에 팬들 매료 "메이저 우승도 기대할 만"

골프산업·스포츠의학계 "영웅이 돌아왔다" 반색


[ 이관우 기자 ]
‘황제’의 귀환이다.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완성한 타이거 우즈(42·미국)다.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공동 9위. 불안했던 이전의 복귀전과는 완전히 다른 ‘퀄리티’ 성적표다. 우승 경쟁은 물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사상 최다승, 사상 최다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골프계가 ‘우즈앓이’를 할 참이다.

◆“그가 진짜 돌아왔다!”

우즈는 4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바니GC(파72·7302야드)에서 열린 히어로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 대회 4라운드를 4언더파로 마쳤다.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와 더블보기 1개를 묶어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 나흘간 69-68-75-68타를 적어냈다.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 8명 등 18명의 세계 최강 엘리트와 경쟁해 거둔 성적이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 이븐파 공동 14위다. 우즈가 사흘 이상 60타대를 친 것은 2015년 8월 윈덤챔피언십이 가장 최근이다.

10번홀(파4) 티샷 실수로 범한 더블보기와 17번(파3), 18번홀(파4)에서 터져나온 퍼팅 잔실수가 아쉬웠다. 17번홀에서는 벙커샷이 약간 길게 떨어지면서 파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갔고, 18번홀에서는 1m도 채 되지 않는 파 퍼트를 강하게 밀어넣다 공이 튕겨나오고 말았다.

우즈는 “어느 정도 점수가 나올지와 통증이 느껴질 것이냐가 관건이었는데 모두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샷은 드라이버샷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이날 7번홀(파4·336야드)에서 1온에 성공하는 등 최대 340야드에 가까운 드라이버샷을 마음껏 날렸다. 18번홀(파4)에서는 함께 경기한 ‘장타자’ 저스틴 토머스보다 3야드가량 멀리 드라이버샷을 날리기도 했다. 토머스는 11언더파 공동 11위로 마감했다.

이날 공동 5위를 기록한 PGA 통산 5승의 패트릭 리드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즈는 언더독이 더 이상 아니다. 진짜 타이거”라고 했다. 더 큰 변화는 자신감과 여유다. 18홀 내내 웃었고 샷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나흘간의 라운드 가운데 ‘풀(full) 샷’이 이날 가장 많았다.

골프계는 반색하고 있다. 특히 골프용품과 선수 후원시장이 우즈의 성공적인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가 쓰고 입은 나이키 골프의류와 테일러메이드 클럽, 브리지스톤 골프공 등은 물론 다른 골프용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우즈는 2015년 포브스가 3000억원 이상의 브랜드 가치가 있는 스포츠 스타로 평가했다.

우즈가 지난 4월 받은 척추유합 수술도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골프 선수는 물론 상당수 스포츠 선수가 척추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골프 평론가 브랜들 챔플리는 “비슷한 부상에 시달리는 스포츠 선수들이 우즈의 성공적인 복귀를 누구보다 고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기대는 시기상조?

장밋빛 전망이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PGA 최다승 기록(샘 스니드 82승)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는 기대다. 우즈는 1996년 데뷔한 해부터 부상 전 마지막 우승을 한 2013년 8월(WGC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까지 통산 79승을 거뒀다. 비거리와 정교한 쇼트게임, 내비게이션 퍼팅 등 챔피언의 조건 ‘3종 세트’를 모두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나흘 동안 우즈는 이글 2개, 버디 17개를 잡아냈다. 대회 출전 전까지만 해도 나흘간의 라운드를 버틸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던 우즈다. 우즈와 함께 경기한 마쓰야마 히데키는 “네 번이나 허리 수술을 하고 301일이나 투어를 쉰 사람의 경기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며 놀라워했다.

비밀병기를 새로 장착한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2번 아이언이다. 그는 대회 내내 2번 아이언을 요긴하게 써먹었다. 특히 최종 라운드 6번홀(파5)에서는 맞바람을 안고도 약 290야드에 가까운 샷을 정확하게 날려 갤러리들을 열광시켰다. 강풍 등 기상악화 시 전략적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프로암에서 이글을 포함해 이번 대회기간 3개의 이글을 잡아냈다. 더블보기와 보기가 터져나온다 해도 다양한 방법으로 만회할 수단을 마련했다는 뜻이다.

이날 대회의 ‘공식 히어로’는 리키 파울러였다. 7타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연출한 것이다. 버디만 11개를 쓸어담아 61타를 적어냈다. 그는 최종합계 18언더파로 대회 최저타 기록과 코스 레코드를 동시에 갈아치우면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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