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첫 아이를 얻은 조 대리는 사무실에서 항상 싱글벙글이다. 본인이 어렸을 때와 닮은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표현하기 벅찬 감격과 기쁨, 그리고 무거운 책임감까지 동시에 느끼는 경험을 하고 있다. ‘부모님도 내가 어릴 때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싶고, 아이에게 좋은 것은 모두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의 조 대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일화가 있다. 바로 미국 대학의 오스태드 교수와 올샨스키 교수 사이에 벌어진 약 5억달러(약 5500억원)짜리 내기에 관한 이야기다.
2000년 오스태드는 “2150년이면 인간의 최고수명이 150세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올샨스키는 “130세를 넘길 수 없다”며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 두 교수는 누가 맞는지 내기를 하기에 이르렀다. 2150년 1월1일을 기준으로 150세까지 생존한 사람이 나온다면 오스태드가, 그렇지 않다면 올샨스키가 이긴다. 참고로 지금까지 확인된 최고령자는 1997년 사망한 프랑스의 장 칼망 할머니인데, 122년164일을 살았다.
둘은 150달러씩 내서 총 300달러(약 30만원)를 주식시장에 150년간 묻어 두었다가 승자의 후손이 그 돈을 차지하기로 했는데, 20세기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적용해 추정하면, 판돈 300달러는 2150년 5억달러가 예상되기 때문에 5억달러짜리 내기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노후준비를 위한 두 가지 커다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장수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노후준비를 쓰고 남는 돈으로 할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내기의 결말은 뒤로 하고라도, 이미 한국의 은퇴 후 생활기간이 대략 25년 이상이며 100세 시대라는 말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으니 말이다.
둘째, 노후준비는 무조건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교수의 내기 기간이 150년이 아니라 100년이었다면 상금은 50억원 수준이며, 내기 기간이 50년이라면 상금은 5000만원 정도로 쪼그라든다. 기간이 길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복리의 마법’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노후준비 현실은 어떨까. 국민연금은 1988년 소득대체율 70%를 목표로 설계됐지만, 연금 재정이 바닥날 위기 때문에 계속 하향 조정 중이다. 2028년부터는 40%로 낮아진다. 소득대체율은 생애 평균소득 대비 국민연금 수령액 비중을 뜻한다. 그나마 이 비율은 40년간 연금에 가입했을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어, 실제 소득대체율은 훨씬 낮다. 지금의 어린아이들이 미래에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시기에는 얼마나 더 낮아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에만 의존해 노후준비를 하는 비율이 높다. 지난달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중 34.6%는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고, 준비한다고 답한 경우의 노후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3.3%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예금·적금 18.8%, 연금저축 등 사적연금 9.8%, 기타 공적연금 8.8%, 부동산 5.4%, 퇴직급여 3.5%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우리아이에게 닥칠 수 있는 이런 암울한 미래를 월 10만원으로 떨쳐낼 방법이 있다. 복리의 마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연복리 6%로 매월 10만원씩 30년간 연금저축펀드에 납입하면 30년 후 약 1억원이 되고, 매월 20만원씩 납입하면 30년 후 2억원이 된다. 하지만 매월 10만원씩 60년을 납입하면 60년 후 약 7억원이 된다. 자녀가 성년이 돼 30년간 20만원씩 연금준비를 하는 것보다 부모가 어린시절의 30년을 미리 10만원씩 납입하고, 뒤를 이어 자녀가 나머지 30년을 10만원씩 준비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성년이 되기 전 부모가 연금저축펀드에 마중물을 부어주는 방법은 아이에게 금수저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족함 없는 ‘연금수저’를 갖게 해줄 것이다.
이호용 국민은행WM스타자문단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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