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등 '저비용항공사(LCC) 자리'를 놓고 진에어와 제주항공이 정면 대결을 벌인다. 기업가치로 본 'LCC 왕좌'는 진에어의 증시 입성일(12월8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진에어가 제주항공보다 왕좌에 조금 더 다가선 모습이다. 진에어의 공모가격이 주당 3만1800원(시가총액 9540억원)으로 확정, 상장 당일 시초가(공모가격 대비 90∼200% 사이에서 호가를 받아 결정)가 공모가를 웃돌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은 현재 9700억원가량이다.
30일 금융투자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주식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으로부터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기관 736곳이 참여해 274.6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진에어는 29일부터 이날까지 일반인을 상대로 공모주 청약을 받고 있다. 청약이 마무리되고 상장하면 진에어는 약 3810억원(주당 3만1800원)을 내부 운영자금에 보탤 수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약 9540억원이다.
공모주 청약은 미래에셋대우(대표 주관사)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총액인수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만약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공모자금은 보장된다는 것이다.
진에어가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에 거래가 이뤄질 경우 제주항공은 물론 단숨에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도 뛰어넘게 된다. 현재 제주항공의 시가총액(9760억원, 30일 기준)이 아시아나항공(9600억원)을 웃돌고 있어서다.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외형(매출액)과 영업이익률 부문에서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률은 각각 9.2%와 10.9%를 기록했고,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제주항공의 영업이익(839억원)이 진에어(780억원)보다 다소 앞선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각각 7348억원과 6564억원이다.
반면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의 경우 진에어가 12%(3분기 누적 기준)로 제주항공(11%)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7476억원과 7196억원, 532억원과 393억원을 기록(별도 재무제표 기준)했었다.
진에어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국내에서 정비가 100% 가능한 곳은 대한항공과 정비 계약을 맺고 있는 진에어 뿐"이라며 기업가치를 넘어 안전운항에 대한 차별성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했다.
제주항공 등 자체 정비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쟁 LCC와 달리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외주 위탁 계약을 맺고 항공 정비를 위한 격납고 시설 이용과 각종 장비 및 엔진과 같은 부품 수급 등을 지원받는 공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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