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절규… 넥스틸, 결국 미국으로 공장 이전

입력 2017-11-29 19:03
수정 2017-11-30 05:27
포항공장 3곳 중 일부 이전 검토

유정용강관 미국 수출비중 90%
관세 뛰자 "더는 못 견디겠다"
9월 이후 수주 '제로' 실적 타격


[ 박재원 기자 ]
중소 철강사 넥스틸이 미국 정부의 ‘관세폭탄’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국내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효정 넥스틸 사장은 29일 “미국 관세장벽에 따른 매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경북 포항에 있는 공장 3곳 중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달 미국 상무부 예비판정에서 반덤핑 관세율이 현행 24.92%에서 46.37%로 치솟으며 도저히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박 사장은 “현재 관세율로도 강관 수출을 못하고 있는데 46.37%안이 내년 초 확정되면 영원히 수출이 불가능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넥스틸은 유정용 강관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다. 유정용 강관은 셰일오일 등 원유를 뽑아낼 때 쓴다. 그동안 생산량의 80~90%를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지난해에도 22만t을 미국 시장에 팔아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넥스틸 제에 부과하는 반덤핑 관세율을 24.92%로 인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반덤핑 예비판정 때의 관세율 8.04%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아졌다. 수출물량이 많다는 게 화근이 됐다. 미 상무부는 유정용강관 주재료인 열연코일을 포스코에서 구매한 가격과 한국 정부의 낮은 전기요금을 문제 삼았다. 높아진 관세 때문에 4월부터 수주가 급감하면서 9월부터는 수출 실적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줄어들 전망이다. 더욱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예비판정에서 관세율을 46.37%로 한 차례 더 올렸다. 박 사장은 “올초 1차 최종 판정(24.92%)보다 최근 2차 연례재심 예비판정(46.73%)에서 관세율이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며 “2차 예비판정 결과가 내년 초 최종 판정까지 이어지면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사장은 갑작스러운 ‘매출절벽’을 피하기 위해 일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 중이다. 미국 강관시장이 호황을 이루는 시기인 만큼 무리를 해서라도 일감을 확보해야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넥스틸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올해 국내 업체들의 강관 수출(1~10월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60.6% 증가했다. 특히 고관세 판정을 피해간 업체들의 북미시장 판매가 크게 늘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우리 기업이 미국에 수출한 강관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어난 178만t으로 나타났다.

박 사장은 최악의 경우 2년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 정부의 유정용 강관 반덤핑 조치가 위반이라며 한국 정부 손을 들어줬지만 상소 여지가 남아 있어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WTO는 이달 초 “미국이 2014년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부과한 반덤핑관세 조치는 WTO 협정 위반”이라며 한국 측 편을 들어줬다. 하지만 박 사장은 “미국이 상소하면 WTO 상소 기구가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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