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몸살 앓는 사이… 도요타, 외부인재 모시기

입력 2017-11-29 18:05
수정 2017-11-30 05:01
스바루는 신형 SUV 출시

일본차 '혁신 드라이브'

글로벌 자동차업계 급변
도요타, 3개월 앞당겨 인사
금융권서도 인재 수혈

스바루 미국 시장서 약진
현대차 턱밑까지 추격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자동차업계가 ‘신발끈’을 단단히 죄고 나섰다. 독일 폭스바겐과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예년보다 3개월 빨리 임원급 인사를 하고, 금융권 등 외부에서 인력을 영입하는 ‘수혈’을 단행했다. 스바루자동차는 신형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새로 내놓고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추월에 나섰다.

급격히 변하고 있는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업계가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4년 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과 가파른 임금 인상 요구라는 구태를 이어가는 현대자동차는 뚜렷하게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28일 80명 규모의 내년도 임원급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1월에 부장 이하급 직원, 4월에 임원 인사를 하던 것에 비하면 3개월 이상 빨리 임원진을 물갈이했다. 임원 교체 시기를 앞당겨 조직에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시기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외부 인사를 고위직에 받아들이는 등 이번 인사가 파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성장성이 큰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무역회사인 도요타통상에서 이마이 도시미쓰 상무를 수혈했다. 공유 자동차 등의 확대에 대응하고 판매금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미쓰이스미토모은행에서 후쿠도메 아키히로 상무를 영입했다. 또 도요타자동차 출신으로 부품업체 덴소와 애드빅스 등으로 자리를 옮겼던 ‘올드 보이’들을 귀환시켜 부품사와의 연계도 강화했다는 평이다.

도요타자동차가 이처럼 긴박하게 움직이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환경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올해 1025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5년 연속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트위터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일거수일투족에 압박을 가하는 발언을 했고, 중국과 인도 등 초대형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우대정책이 시행되는 등 현재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 경쟁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 결정되는 전쟁이 되고 있다”고 조기 임원 인사 단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 시장에선 일본 중견 자동차업체 스바루의 ‘성운(星雲)’ 마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미국 일간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스바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대수 기준으로 기아자동차를 추월하고 현대자동차를 턱밑까지 추격할 전망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현대차와 스바루 간 판매대수 격차는 3만2000여 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같은 기간 양사 간 격차가 15만 대에 달했다. 대형 자동차 딜러인 조지 글래스먼은 “스바루가 현대차를 제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스바루는 로스앤젤레스 모터쇼에 신형 SUV ‘어센트’를 선보이는 등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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