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청와대 NSC 긴급 소집
미 국방 "역대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
북한 새벽 3시 17분 탄도 미사일 발사
합참 "고도 약 4500km, 약 960km 비행"
일본 아베 총리도 긴급 각료회의 소집
북한이 75일 만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급 발사 도발을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두달여 잠잠하던 북한이 미사일을 다시 쏜 배경이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데 대한 보복성인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새벽 북한 미사일 발사를 감지한 이후 "오늘 오전 3시 17분경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발사했다"며 "고도 약 4500km,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km"라고 확인했다.
비행거리는 지난 9월 15일 마지막 발사한 '화성-12형'보다 짧았다. 지난 9월 15일 발사한 '화성-12형'은 최대 고도 770여㎞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당시 일본 상공을 통과한 뒤 북태평양 해상으로 약 3700여km를 날아간 바 있다.
이날 미사일이 ICBM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이번 미사일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4000㎞ 고도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한다. 최대 비행거리 1만㎞가 넘은 대륙간탄도미사일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28일(현지시간)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역대 북한의 미사일 중 가장 높은 고도까지 상승했다고 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이 ICBM을 발사했고, 이전에 쏜 미사일들보다 더 높게 올라갔다"며 "기본적으로 세계 모든 곳을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계속 만드는 연구·개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이날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북한 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며, 초기 성능 수준"이라고 보도했다.실제 대륙간 탄도 성능을 실험했는지 여부는 아직 북한이 공식 확인하지 않고있다.
특이한 점은 이날 북한이 처음으로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쐈다는 점이다. 우리 군은 이번 북한 미사일의 성능 및 제원, 발사 이유 등을 미국 당국과 정밀 분석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순방 이후 지난 20일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데 대한 무력 시위 성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2분 만에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오전 3시 17분 미사일을 발사 2분 뒤인 3시 19분 경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직보했다.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발사한 북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