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내대표 12월 15일 선출
김성태·홍문종 '양강' 관측 속
계파색 거부감에 '중립' 부상
이주영·나경원 등 움직임 변수
[ 유승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새 원내대표를 다음달 15일 선출하기로 하면서 잠재 후보 간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이 다시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구도로 치러질 조짐을 보이면서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
26일 현재 거론되는 후보는 이주영(5선) 나경원 유기준 조경태 한선교 홍문종(이상 4선) 김성태(3선) 의원 등이다. 이 중 홍문종 의원과 김성태 의원이 각각 친박과 비박을 대표하는 후보로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친박과 비박 모두 세 결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어 계파색이 약한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심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은 조직력이 과거보다 약해진 데다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아직도 당내 다수는 친박 성향”이라면서도 “예전보다 결집력이 약해져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멍에를 지고 있는 친박이 부활하는 데 대한 반감도 크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친박을 겨냥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사당화(私黨化) 운운하면서 계파 부활을 시도하는 못된 사람들이 있어 한마디 한다”며 “박근혜 사당 밑에서 전횡하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홍준표 사당화 운운하다니 가소롭기 그지없다. 자중하고 근신하라”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의원들이 중심인 비박 역시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당이 어려울 때 탈당했다가 복당한 만큼 당분간 전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 한 중진 의원은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의원도 특정 후보를 직접 지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중립 성향 의원들의 표심을 잡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원내대표 후보들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원회 의장 후보로 상대 계파 혹은 계파색이 약한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 성향 후보들의 움직임도 변수다. 이주영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는 등 한때 친박이었지만 지금은 범친박 또는 중립으로 분류된다. 나경원 의원도 중립 성향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출마 의사를 정하지 못했다. 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