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한국은행 30일 금통위 개최…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할 듯

입력 2017-11-26 17:54
이상열 경제부 차장 mustafa@hankyung.com


[ 이상열 기자 ]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말 그대로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되는 정책금리다. 한은이 금융회사와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매할 때 적용하는 기준금리를 조정하면 은행 간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는 즉각 영향을 받는다. 이는 다시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 금융회사의 예금이자와 대출금리 변동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론 시차를 두고 자산시장과 물가, 실물경제 변화까지 유발한다. 한은이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를 조정해 경기와 물가를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주는 기준금리가 6년5개월 만에 인상되는 ‘빅 이벤트’가 예고되고 있다. 한은은 오는 30일 오전 9시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를 열고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지 결정한다.


시장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달 19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 의견이 등장한 직후 연 1.935%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24일 연 2.169%로 뛸 정도로 채권시장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해 놓은 상태다. 금리 인상 여건이 충분히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확산된 결과다. 한은(2.8%→3.0%), 국제통화기금(IMF·3.0%→3.2%) 등 국내외 기관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앞다퉈 상향 조정할 정도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북핵 위험은 진정되고 있고 증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 만에 처음이다. 상당 기간 지속돼 온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인상기의 서막이 열린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은 물론이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금통위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향후 경기는 물론이고 14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 부동산 주식 등 자산 재테크시장, 연일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있는 외환시장에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다음날인 12월1일 3분기 국민소득과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도 공개한다. 3분기까지 국민소득 추이를 보면 올해 국민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달성할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GDP 잠정치가 지난달 전 분기 대비 1.4%에 달했던 3분기 속보치에 비해 얼마나 조정이 될지도 관심거리다. 통계청은 30일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4분기까지 경기 호조세가 이어지는지 예측해 볼 수 있는 지표란 점에서 주목을 끈다.

정치권에선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무사히 통과될지가 관심이다.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덕분에 국회는 작년까지 3년 연속 법정시한을 준수하며 차기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첫해인 올해는 기한 내 처리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공무원 증원, 일자리 안정 자금,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쟁점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와 직결돼 있어 이들 사업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예산 삭감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상열 경제부 차장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