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에 탑재… 향후 수출 추진
양국군 연합훈련 확대 논의도
[ 양준영 기자 ] 일본이 영국과 함께 전투기에 탑재하는 신형 공대공 미사일(AAM)을 개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일본이 동맹국인 미국 이외 국가와 공격형 무기를 공동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과 영국은 다음달 14일 런던에서 열리는 외무·국방장관(2+2) 회의에서 AAM 개발을 위한 공동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2014년부터 진행해온 미사일 공동연구를 격상하는 것이다.
신형 AAM은 영국 방위산업체 MBDA가 개발한 ‘미티어’ 미사일에 일본 미쓰비시전기의 고성능 레이더 ‘시커’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내년부터 MBDA 공장에서 시제품을 생산, 2023년 시험발사를 거쳐 2020년대 후반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다. 일본 항공자위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우선 탑재하고, 독일과 프랑스로의 수출도 추진한다.
지금까지 일본이 무기장비를 공동 개발한 것은 미국과 추진한 신형 요격 미사일 ‘SM3 블록2A’뿐이다. 일본은 전후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무기수출 3원칙’을 유지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대체해 무기 수출의 빗장을 풀었다. 이에 따라 AAM과 같은 살상 무기도 일본과 안보협력을 하고 있는 영국 등과 공동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준동맹국인 영국과의 AAM 개발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안보협력 대상을 확대하고,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 방위 정책의 큰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본이 구축해온 ‘평화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국과 한국 등 이웃 나라가 경계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내달 회의에서 자위대와 영국군의 연합훈련 확대도 논의할 계획이다. 영국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끌어들여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과 해양 진출을 서두르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