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수부 장관 "세월호 유골 은폐, 미수습자 유해 아니라고 확신했다"

입력 2017-11-24 17:39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과 관련해 "저희 직원들의 판단착오와 제 부덕의 소치로 이런 일이 생겨 죄송하다"며 "다만 악의로 사건을 덮자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이번 사태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었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현장 책임자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지켜야할 절차와 의무를 버리고 함부로 판단해 국민적인 의혹을 크게 불러 일으키고 해수부 조직 안에 기강 체계를 무너뜨린게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실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이 문제다"라며 "과거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는 정권 얘기를 하고, 지금 야당이 청와대를 들먹이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하느냐"며 따졌다.

김 장관은 "해수부가 잘못했기 때문에 국민들께 거듭 사과드리지만, 그 결정이 결코 일을 빨리 털어버리고 손을 씻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장례 후에도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계속 유지되고 장례식을 한다고 해서 현장 간부가 복귀하거나 하지 않는다. 장례를 2주 연기한다고 해도 얻을 구체적인 실익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에 발견된 유골이 객실에서 수습된 세 사람의 유해 중 하나일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며 "미수습자의 유해가 아닌 상황에서 이 사실을 그분들에게 알려 고통을 더 드리는 게 맞느냐는 생각에 그랬던 것이지 악의로 덮자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김 장관은 이날 향후 세월호 수습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약속했다. 그는 "해수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세월호 수습과정에 미진했던 부분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재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분골쇄신의 노력을 하겠다"며 "해수부 조직 전체의 쇄신과 공직기강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실무자의 책임만 물으면 되겠느냐'는 지적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장관의) 책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 후 다른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때 가서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