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경찰서 수사결과 발표, 이영학 아내 성매매 확인…남성 12명에 15~30만원씩
이영학, 11억 2천만원 후원금 중 딸 치료비 지출은 706만원에 불과
이영학 후원금 사기에 "재단과 고아원 설립하기 위해 모금했다" 변명
중학생인 딸의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35)이 강남에 오피스텔을 임대해 아내 A(32)로 하여금 약 12명의 남성들에게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하고 이 영상을 찍어 보관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중랑경찰서는 24일 오후 3시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영학 송치 이후 전담팀을 꾸려 조사해 온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A씨가 사망하기 전 약 3개월여 강남에 오피스텔을 임대해 사실상 포주 역할을 했다.
이영학은 2017년 6월경 강남구에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매트리스와 침대 등을 갖추어 놓고, 포털사이트를 통해 코스별 가격 등과 함께 연락처를 기재해 광고했다.
이 과정에서 이영학은 지적·정신장애 2급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밀했다.
인터넷 카페 등에 올린 홍보글에는 '선릉역 1번 출구'라고 적어놨지만, 실제로는 '역삼역 1번 출구' 인근이었다.
성매매 남성들에게 연락이 오면 SNS 메신저 등으로 정확한 위치를 바로 알려주는 방식으로 경찰의 단속을 교묘히 피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오피스텔은 찾은 남성들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했고 이들로부터 15~30만원 상당씩 받았다.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된 성매수남은 12명이었다.
이영학은 카메라를 이용해 매수 남성들의 유사성행위 장면을 촬영한 뒤, 클라우드 계정에 저장·보관해 왔다.
이영학은 성매수 남성들을 몰래 촬영한 사실을 시인했으며 이와 관련 동영상 증거를 통해서 입증됐으므로 이영학의 강요·성매매 알선·카메라이용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성매수남 12명도 성매매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렇다면 이영학의 아내 A씨는 어떻게 성매매에 가담하게 된 것일까.
경찰 측은 딸 B씨와 다수의 참고인들의 진술, A씨와 유사성행위를 한 매수남들의 진술, 촬영 동영상 등으로 볼 때 이영학의 강요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A씨는 이영학의 지속적인 욕설과 폭행 등에 시달리면서 그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경찰은 이영학에 대해 상해, 성매매 알선, 후원금 불법 모집 및 사기 등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 송치 했으며 이영학의 딸 B를 살인 등 혐의로, 공범 C씨를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이영학의 의붓 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수년간 당했다고 고소한 다음날인 지난 9월 6일 자택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경찰은 타살의혹이 제기된 이영학의 부인 A씨 변사사건에 대해서도 화장실 창문을 통해 스스로 투신해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부검결과 사인은 추락에 의한 두부손상사며 타인 등의 외력에 의해 추락한 것으로 볼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살 동기는 유서를 남기지 않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으나 딸 B씨의 진술 등을 종합해 볼 때, 지속적인 가정폭력과 성매매 강요 등으로 심리적으로 지친 상황에서 당일 이영학으로부터 욕설과 함께 상해를 당한 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 내지 충동적으로 스스로 투신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살 전 이영학이 A씨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은 피의자 이영학과 딸의 진술, 부검감정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 묻은 휴지, 창틀의 혈흔 등을 통해 당시 알루미늄 모기약 용기로 A씨의 머리에 상해를 가한 사실이 확인돼 이영학을 상해죄로 입건했다.
이영학의 후원금 편취에 대한 부분도 상당부분 확인됐다. 이영학은 총 11억2000만원 후원금 중 딸의 치료비로는 705만원만 지출했다.
경찰은 이중 공소기간이 지난 3억여원을 제한 2007년 12월 21일 이후 모집한 후원금 8억여원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차량 튜닝, 전신 문신, 성형수술 등을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이영학은 후원금 모집 사기에 대해 "처음에는 수술비와 치료비가 필요하여 후원금을 모금하였으나, 이후에는 수술비가 충분했지만 계속 광고를 하여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아울러 "딸이 좋은 일을 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재단과 고아원을 설립하기 위해 모금을 했다"며 변명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영학은 지난 9월30일 딸 B를 통해 D(14)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했다. 다음날 낮 깨어난 D양이 소리를 지르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8일 도피를 도운 공범 C씨의 재판을 열고 이 씨와 딸을 증인으로 함께 불러 심문할 예정이다. 이영학은 죄를 뉘우친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수차례 재판부에 제출했으며 "희망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무기징역만은 면하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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