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책은 거들 뿐…취향 팔아 성공한 일본 서점

입력 2017-11-23 19:19
수정 2017-11-24 06:57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428쪽 / 1만7800원


[ 송태형 기자 ] ‘한 번도 안 간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는 곳.’

새로운 오프라인 서점 모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일본 츠타야 서점을 수식하는 말이다. 34년 전 100㎡ 남짓한 작은 대여점으로 출발한 츠타야 서점은 현재 1500여 개 매장과 6000만 회원을 거느린 국민 브랜드로 성장했다. 일본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이 운영하는 이 서점은 도서와 음반, DVD를 대여하던 초기 사업 모델에서 책을 매개로 문구와 소품, 가전용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제안하는 형태로 변모해왔다. 방문객이 매장을 자신의 집이나 서재처럼 느끼며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의 영역을 확장했다.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는 CCC 창업자인 마스다 무네아키 회장이 사내 블로그에 10년간 올린 경영일기 중 CCC의 가치관과 경영철학, 비전을 담은 글을 엮은 책이다.

마스다 회장은 새 매장을 열 때마다 고객의 입장과 기분으로 현장을 수없이 살폈다고 했다. ‘나라면 가고 싶은 곳인가?’ ‘아침, 점심, 저녁에 방문하는 기분은 어떤가?’ ‘20대 여성, 대학생, 노인 여성의 기분으로 방문하는 매장은 어떤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혼자 오더라도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인간의 체격을 기준으로 매장을 꾸미는 ‘휴먼 스타일’ 설계. 아침잠이 없는 60세 이상 고객과 퇴근 후 안락한 공간에서 남은 업무를 마무리하려는 고객을 위한 ‘영업시간 앞뒤로 늘리기’ 등 츠타야만의 사업모델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는 “흉내내는 것만으로 길은 열리지 않는다”며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획은 생각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현장 경험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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