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항·철도 '삼각 인프라'… 변방 농어촌이 부산 최대 산업단지로

입력 2017-11-22 20:02
대한민국 도시 이야기 - '물류 전진기지' 부산 강서구

그린벨트 풀리며 상전벽해
부산신항·김해국제공항 품어 산단 조성되며 기업들 몰려
3894개 기업 클러스터 구축

서부산권 집값 이끄는 강서구
영국대학 유치·국제신도시 등 호재
3년 후 인구 23만 명 넘어설 듯… "2030년 지역 총생산 30조 목표"


[ 김태현 기자 ]
김해평야를 끼고 있는 낙동강변의 어촌이던 부산 강서지역은 1971년 전체 면적의 61%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발전이 멈췄다. 1989년 자치구로 승격할 당시만 해도 인구가 8만 명 수준이었으나 2007년 5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외면받던 강서지역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03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부터다. 3400만㎡의 그린벨트가 풀리고, 바다를 메워 항만을 건설하면서 외지로 떠난 기업들이 하나둘 터전을 잡기 시작했다. 물류비 절감을 위해 제조업체가 몰려들면서 공단이 조성됐다. 항만과 공항, 철도 등 3축의 교통망을 갖춘 부산 강서구가 사람과 물류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동남권 최대 물류·제조 중심도시로

강서구에 들어선 부산신항은 2009년 첫삽을 뜬 후 현재 23개의 컨테이너선석을 갖춘 세계 6위 컨테이너항이 됐다. 부두 내에 철도레일이 깔리면서 화물 수송량이 크게 늘어났고, 항만 배후도로까지 뚫리면서 전국적인 물류 중심지로 우뚝 섰다. 419만㎡ 규모의 배후지에는 68개의 대형 항만창고와 관리회사들이 외국에서 제품을 가져와 보관 또는 임가공하면서 수출전진기지 모습도 갖췄다.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로 기업들도 몰려들었다. 1997년 처음으로 녹산국가산업단지에 5개 기업이 입주한 이후 지금은 2143개사가 둥지를 틀었다. 조선, 자동차, 기계산업이 주축이다. 국가산단 주변의 기업까지 포함하면 총 3894개사가 포진해 부산 최대 산업단지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미음동, 송정동 일대에는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도 한창이다.

2030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등록엑스포’ 유치도 추진 중이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5년까지 김해신공항을 중심으로 공항배후도시, 둔치도 강문화 생태공원이 들어서면 ‘산업-거주-연구개발-관광’을 연계한 미래 명품도시 강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시장도 들썩

기업 이전과 함께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도 급증해 현재 강서구민은 11만7000여 명이다. 2013년 이후 2배 가까이 늘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세종시를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3년 연속 전국 인구 증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인구가 늘면서 행정·교육 인프라도 좋아지고 있다. 연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이 강서구로 옮겨온다. 영국 랭커스터대 캠퍼스도 들어선다. 명지국제신도시와 1000만㎡ 규모의 생태수변공간(에코델타시티) 등이 자리잡는 2020년에는 강서구 인구가 23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역 개발 기대는 부동산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서부산권의 아파트가격 상승세가 동부산권을 넘어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해운대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02%였지만 강서구는 0.09%에 달했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사진)은“2030년 인구 38만 명, 지역 총생산 30조원 이상 규모의 글로벌 첨단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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