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사실 소명·도주 우려"
2000년 해외도피 후 작년 귀국
[ 황정환 기자 ]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60·사진)가 구속됐다. 2000년 해외로 도피한 김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입국해 자수한 지 11개월 만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김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지난 17일 증권거래법 및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김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대표는 1999년 인터넷 벤처기업인 골드뱅크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해외투자자가 인수한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워 거액의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김 전 대표가 거둔 시세 차익 규모는 660억원대로 알려졌지만, 그 규모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2000년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됐던 김 전 대표는 영국 체류 중 사법당국에 소재가 드러나자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를 내고 16년 만인 지난해 12월 귀국했다.
연극배우 윤석화 씨의 남편인 김 전 대표는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2013년 발표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서울대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글로벌 투자은행이었던 베어스턴스 아시아법인 영업본부장으로 일했다. 증권가에서는 한때 ‘금융의 귀재’ 또는 ‘편법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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