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신고 소동으로 액땜…'언터처블' 대박 예감

입력 2017-11-21 17:08
수정 2017-11-21 17:45
장씨 일가의 막강한 권력 하에 움직이는 북천시, 이 곳은 어쩌면 대한민국 역사의 축소판이다.우리의 역사는 핏줄이라는 끈을 타고 과거 구악의 흔적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 흔적이 끊어져야 새로운 역사는 시작된다. 그 악행의 역사를 끊을 수 있는 오직 한 사람, 그들의 핏줄인 준서가 돌아간다.

‘언터처블’은 삶의 전부인 아내를 잃고 가족의 추악한 권력과 맞서는 차남 장준서(진구)와 살기 위해 악이 된 장남 장기서(김성균), 두 형제의 엇갈린 선택을 그린 웰메이드 액션 추적극이다.

선 굵은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남국 감독과 밀도 높은 필력을 뽐냈던 최진원 작가가 의기투합한 드라마로 ‘더 패키지’ 후속으로 오는 24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다.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진구는 일가의 추악함과 맞서는 장씨일가의 차남 ‘장준서’ 역을 맡았다. 장준서는 미치도록 사랑한 아내의 죽음 뒤에 가족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가혹한 운명에 맞서게 되는 강력계 형사다.

그는 "워낙 선 굵은 연출로 유명한 감독, 작가님이 저를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기쁜 마음에 참가하게 됐다"라며 "절반 정도 촬영 중에 있다. 제 선택과 감독님의 선택에 후회 없이 촬영 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장준서는 극중 모든 인물과 관계가 있어 어떻게 하면 이 관계를 재미있게 보여드릴까 고민을 하면서 촬영 했다"라고 말했다.

극중 김성균과 형제 관계인 진구는 "사적으로도 비슷한게 많다"라며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연기할 때는 눈빛으로 통했다. 김성균이란 배우와 대립각을 세우는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성균은 아버지의 어둠에 물든 장씨일가의 장남 ‘장기서’ 역을 맡았다. 장기서는 악마 같은 아버지(박근형 분)를 두려워하지만 생존을 위해 아버지처럼 악랄한 권력자로 변모해가는 인물로 그의 인생 캐릭터를 새로 쓸 태세다.

그는 "조남국 PD의 전작들을 재미있게 봤다. 작품들이 묵직하고 출연 배우들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력 때문에 함께 하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드라마에서 악역을 연기하는 것은 부담스러운데 기존 악역과는 달리 많은 이야기가 있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준희는 야망으로 가득 찬 장씨일가의 며느리 ‘구자경’ 역을 맡았다. 전직 대통령 딸이자 장기서의 부인인 구자경은 뛰어난 두뇌와 권력욕을 가졌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로 화려한 일상 뒤에 가려진 고요한 분노와 증오를 지녔다.

그는 "드라마 이틀 전 머리를 잘랐다"면서 파격적인 숏컷으로 회견장에 등장했다.

고준희는 "구자경 역에 숏컷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 기르고 있던 중에 잘랐다"라며 "카리스마가 필요할 것 같았다"라고 이미지 변신 이유를 설명했다.

극중 고준희는 장씨일가의 차남 장준서(진구 분)를 마음에 품은 채 권력의 이해관계로 장남 장기서(김성균 분)와 부부로 연을 맺는다.

이에 대해 김성균은 "정략 결혼 생활을 하고 있어 힘들다"라며 "나를 사랑하지 않는 고준희의 눈빛을 보는 것이 힘들다. 레이저 눈빛을 쏘는데 가슴을 후벼 팠다"라고 토로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고준희는 "정략 결혼이어서 약간 결혼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라며 "김성균 오빠는 괜찮은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정은지는 '언터처블'에서 출세를 위해서라면 권력 집단과의 타협도 마다하지 않는 아부 검사 서이라 역을 맡았다. 그는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에 많이 신중했다"라며 "검사 역할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매력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번 연기하는 캐릭터마다 나와의 교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이번에도 능동적인 캐릭터라 표현하기 어렵지 않으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남국 PD는 진구, 김성균, 정은지, 고준희 캐스팅에 대해 "100%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드라마와 제일 잘 어울리는 배우들이 출연하게 됐다"라며 "진구는 강직하고 바른 느낌, 김성균은 강한 이면에 나약함과 슬픔이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꼭 캐스팅을 하고 싶어한 배우"라고 설명했다.

조 PD는 이어 "고준희는 과거 함께 작품을 한 적이 있는데 이지적이고 차가운 느낌의 외동딸 캐릭터를 잘 연기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정은지는 꾸밈 없이 하고 싶은대로 연기하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행사 시작에 앞서 '언터처블' 측은 폭발물 소동이라는 액땜을 해야만 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언터처블' 제작발표회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날 1시 10분경 호텔 보안실로 신원 미상의 전화가 걸려와 "원한이 있으니 폭발물을 터트리겠다"라고 했다. 호텔 관계자는 JTBC 측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행사장에 출동한 경찰은 취재진의 퇴장을 부탁하고 경찰과 경찰견을 투입해 행사장을 수색했다. 또 입장하는 취재진의 신원과 소지품을 검사하기도 했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당초 시작 예정이었던 2시에서 20분 뒤로 미뤄졌다.

정은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많이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말씀을 언제 드려야 하나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라며 "경찰 관계자분들께 감사하고 수고 많이 하셨다"라고 인사했다.

'언터처블'에 함께 출연 하는 김성균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그 덕에 군대 고참을 만났다"라며 경직된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는 "군대 고참이 사진을 찍자고 오더라"라며 "뜻하지 않은 순간 특별한 인연을 만나게 해주는 것 같다. '언터처블'도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 충격적인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라고 거들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