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슈퍼컴보다 37배 빨라
스텔스기·자율주행차 등에 활용
[ 김동욱 기자 ]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이 슈퍼컴퓨터보다 연산 속도가 빠른 양자컴퓨터 프로토타입(시제품)을 개발해 다음주부터 관련 기업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인력 저변을 넓혀 세계 각국과의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양자컴퓨터 시제품을 공개해 관련 업계의 시장경쟁력을 높이고 양자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추진키로 했다. 연구 초기 단계부터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서 기술을 축적하고 인재를 육성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국립정보학연구소와 이화학연구소, NTT 등이 일본 내각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양자컴퓨터는 광섬유와 레이저광을 조합한 독자 방식 제품이다. 소형 슈퍼컴퓨터보다 37배가량 빠르다는 설명이다. 대규모로 전력을 소모하는 슈퍼컴퓨터에 비해 소비전력도 전자레인지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
국립정보학연구소는 이번 시제품 공개로 2019년 말까지 일본산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전자 등 양자역학적 물리현상을 이용해 자료를 처리하는 차세대 컴퓨터다. 연산속도가 빨라 스텔스기 설계나 고성능 인공지능(AI)시스템 구축, 차량 자율주행 등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일본은 양자컴퓨터 기초연구를 1980년대부터 시작하는 등 만만찮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상용화 측면에선 서구 업체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