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1인자' 이마트 유통전략,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7-11-19 09:01
수정 2017-11-19 10:29
리테일+



11월 유통업계의 '핫이슈'는 단연 알리바바의 광군제(光棍節, 11월11일) 활약이다. 알리바바가 하루 동안 올린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28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덕에 마윈 회장의 신(新) 유통전략도 전면에 등장했다.

글로벌 최대 오프라인 할인점인 월마트의 놀라운 실적 성장과 주가 급등 역시 유통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오프라인 1인자' 이마트의 유통전략은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온라인 사업부인 이마트몰의 가파른 성장세가 기업가치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 마윈의 신 유통전략이란?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의 마윈 회장은 지난해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콘퍼런스 연설을 통해 5가지 미래 트렌드를 발표했었다. 이 가운데 마윈 회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이 바로 '신 유통'이란 개념이다.

마윈의 신 유통을 요약하면 전자상거래(E-commerce)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향후 30년 안에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체험 그리고 물류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의 개념이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물류체계를 다시 구성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의미로 유통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마윈 회장은 이번 광군제 당일에도 중국중앙방송과 인터뷰에서 "3~5년 안에 인터넷은 여전히 고속 성장하겠지만 5년 뒤부터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이 발전하지 못하면 모두 실패한다"라고 주장했다.

마윈 회장은 올해를 신 유통의 원년으로 삼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개념으로 만들어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1월 헤마 슈퍼마켓과 인타임백화점 등을 인수했다. 헤마와 인타임은 알리바바로 인수된 이후 온라인 연계 마케팅 등에 힘입어 지난 3분기 매출액이 4배씩 불어났다.

알리바바의 이 같은 실적 성장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알리바바는 16일 현재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당 1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사상 최고가인 191달러를 터치했다.

알리바바의 올해 주가상승률은 최저가(1월3일, 88달러) 대비 약 110%에 이른다.



◆ '오프라인 할인점' 월마트의 유통전략…아마존과 '정반대'

올해 월마트의 고속 성장도 주목해서 봐야 할 업계 이슈다.

월마트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주당 100달러 고지에 다다랐는데 공격적인 온라인 사업 투자(이커머스기업 인수) 덕에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에만 최저가(1월, 65달러) 대비 50%가량 뛰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은 온라인의 성장으로 서서히 소멸할 것이라는 그간 업계의 우려를 월마트가 불식시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아마존이 유기농 슈퍼마켓인 '홀푸드'를 거액(15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오프라인으로 진출을 결정하자 월마트는 반대로 온라인 시장 확대로 맞불을 놓았다.

월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온라인 소매업체인 제트닷컴(33억달러)을 비롯해 온라인 셔츠 주문제작업체 보노보스(3억달러), 온라인 아웃도어 판매업체 무스조(5100만달러), 온라인 신발판매사 슈바이(7000만달러),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모드클로스(7500만달러)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월마트의 온라인 사업부문은 2016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섰고, M&A 효과로 2017년 상반기에는 이커머스 사업 부문의 총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오프라인 1인자' 이마트의 변신

그렇다면 국내 오프라인 할인점 1위인 이마트도 월마트와 같이 온라인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을까.

오프라인 할인점의 온라인 진출이라는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 이마트다. 온라인 사업부인 이마트몰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마트의 별도 기준 총매출액에서 아직까지 오프라인 할인점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82%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궁극적인 방향성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맞춰져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유통·소비재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그룹의 방향성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발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면서 "지난 8월24일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서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11번가 인수를 검토해 본 적이 있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안을 고려해 놀랄 만한 발표를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1번가의 경우 SK텔레콤이 경영권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나서면서 지분인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온라인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몰의 올 7월 총매출액은 전년보다 31%가량 증가한 905억원을 기록해 월별 기준으로 900억원을 사상 처음 돌파했다. 올해 연간 총매출액 1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년 전 이마트몰의 연간 총매출액은 4652억원에 불과했었다. 5년 만에 2배 이상 외형이 불어난 것이다. 성장 속도는 더 빠르다. 2013년과 2014년에 전년보다 각각 8.1%와 3.5%씩 한 자리 성장에 머물렀던 것이 2015년과 2016년엔 각각 27.2%와 26.6%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마트의 온라인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매출 3조원(국내 식료품 매출 85조원, 온라인 침투율 15%·시장점유율 30% 가정)과 영업이익 1500억원(영업이익률 5%)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의 경우 이마트몰의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형 성장이 이어지면서 이마트몰의 손익도 나아지고 있다"며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365억원에서 12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고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했다.

이마트몰의 매출 증가율은 10월을 제외한 1~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2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매출증가율은 추석 연휴 영향 탓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1%를 기록해 다소 낮았지만, 9~10월 누계 매출증가율은 약 20% 수준으로 추정됐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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