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현대차 토크콘서트 ‘헤리티지 라이브’ 가보니

입력 2017-11-19 08:00
배한성MC·나윤석·권규혁 3人 ‘현대차 유산’ 키워드로 관객과 만나
포드20M, 그라나다, 각그랜저 등 추억의 올드카 전시



“자장면 가격이 60원이던 때 포드20M(1969년 첫 출시) 가격은 184만6000원이었는데, 현재 돈 가치로 환산하면 2억원에 달했습니다”, “1970년대 말 그라나다 출시 가격은 1154만원으로 당시 강남의 모 아파트 가격이 1100만원이었지요”

지난 18일 오후 일산 킨텍스 인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약 200여명의 관객이 모인 이 곳에서 자동차 애호가 셋이서 즐거운 수다를 떨었다. 현대자동차가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브랜드 신뢰를 높여가기 위해 마련한 토크콘서트 ‘헤리티지 라이브’ 행사에서다.

성우 배한성 씨가 MC를 맡고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씨와 미국 캘리포니아 아트센터디자인대학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권규혁 현대차 브랜드전략팀 차장이 ‘현대차 헤리티지(유산)’를 키워드로 관객과 만났다.

행사장에 들르자 현대차가 포드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70년대 고급승용차로 선보였던 포드20M과 그라나다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대우 로얄살롱이 고급세단으로 군림하던 1986년 등장해 이후 국내 고급차 판도를 바꾼 각그랜저도 전시돼 있었다.

1987년 기아자동차 프라이드(수동 모델)가 생애 첫차였다는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 봤던 그라나다는 지금 길거리 나와도 별로 어색할 게 없는 디자인이다. 시대를 앞서간 차”라며 옛 기억을 곱씹었다.

1991년 대학생 때 15년이나 지난 폭스바겐 비틀(중고차)을 첫차로 구입했다는 권규혁 차장은 “그라나다를 갖고 있다는 것은 권력의 상징과도 같았다. 도청에서 의전행사가 있으면 개인이 갖고있던 그라나다를 빌려간 일이 종종 있었는데, 오죽했으면 차주가 짜증나서 실제로 차를 바꾸기도 했다”며 그라나다와 얽힌 일화를 얘기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선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실존 인물 김사복 씨가 포드20M을 소유했던 인물로 소개됐다.

나 칼럼니스트는 “김사복 씨는 당시 고급승용차였던 포드20M으로 운수업을 했던 분”이라고 했고, 권 차장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살범 문세광이 사건이 발생한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빌려 탔던 차가 바로 김사복 씨가 소유했던 포드20M이었다”고 설명했다.

패널들은 지난 30년간 국산 고급승용차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그랜저 역사도 되짚어 봤다. 현대차가 일본 미쓰비시와 공동 개발한 1986년 각그랜저는 그라나다 후속 모델이었다.

권 차장은 “그라나다 단종 직전 가격이 1900만원대로 부품 국산화율이 60% 미만이어서 관세가 높아 차값이 비쌌다”면서 “국산화율을 60% 넘겨 가격을 낮추고 월 120대만 팔면 가격을 맞출 수 있겠다고 판단한 현대차가 그라나다 플랫폼을 활용해 새 대형차를 만들자고 했다”며 그랜저 탄생 배경을 언급했다.

나 칼럼니스트는 “그랜저 가운데서도 그랜저XG는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테스트에서 안전성 별5개를 받은 첫 번째 한국차였다”며 “독자 기술로 파워트레인을 만든 계기가 된 차”라고 강조했다.

행사장을 찾은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한 남성 관객은 “자식 세대들이 봤을 때 추억과 기록을 남기는 소중한 자리이자 현대차가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 참가 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달 16일 두 번째 ‘헤리티지 라이브’를 열고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권규혁 차장은 “앞으로 고객과 만나는 자리를 많이 늘리고, 내년에도 관련 행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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