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정보통신(IT) 업체와 잇달아 손을 잡은 엔터테인먼트주(株)가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중국 한한령(限韓令) 조치가 업계에 공통적으로 부담이 됐지만 주가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초반 주가 성적은 SK텔레콤과 'S동맹'을 맺은 에스엠이 앞서고 있다.
◆에스엠, SKT 손잡고 54% '껑충'…와이지 반짝 상승
에스엠과 SK텔레콤은 지난 7월 서로의 계열사 주식을 증자해 나눠 갖고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의 음향기기 전문 계열사 아이리버는 에스엠의 모바일 콘텐츠 제작 계열사인 SM MC와 합병하고 신규 콘텐츠 사업을 추진한다. 또다른 에스엠 계열 콘텐츠 제작사인 SM C&C는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새로운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 콘텐츠 기획 단계에서 광고주에게 선투자받아 다시 콘텐츠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SM C&C에, 에스엠은 아이리버에 각각 650억원,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2대 주주가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중심의 IT 플랫폼과 에스엠의 한류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 5년 안에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사 동맹 소식은 에스엠 주가에 호재가 됐다. 특히 한한령으로 다른 엔터주가 비틀대던 가운데 에스엠은 국내 광고 사업이라는 성장동력을 얻어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지난 7월 이후 주가는 54% 상승했다. 전날에는 장 중 3만86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네이버와 손을 잡은 와이지엔터는 상대적으로 주가 약발이 신통치 않다. 네이버의 투자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월부터 두 달 간 20% 넘게 반짝 오르는 듯했으나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지난 9월 제자리로 돌아온 주가는 최근 한중관계 회복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중 최고가(3만6450원) 대비 7% 떨어진 상태다.
네이버는 3월 와이지엔터에 500억원을 투자하고, YG인베스트먼트펀드에 500억원을 출연해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박선영 네이버 브이&엔터 셀 리더는 "동영상 스트리밍 앱(응용프로그램) '브이' 등 네이버의 플랫폼과 와이지엔터의 전문적인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재 같지만…시너지 속도 다를 것"
전문가들은 연예기획사와 IT 업체 간 합종연횡이 양측 모두에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IT 업체는 자사 플랫폼에 양질의 콘텐츠를 독점 공급할 수 있어 좋고, 연예기획사는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채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호재라도 주가에 반영되는 데는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지분 투자로 손을 잡은 '와이지-네이버' 연합보다, 사업부 분할·인수까지 단행한 '에스엠-SK텔레콤' 쪽의 성과가 더 빨리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와이지엔터와 네이버가 지분 투자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반면 에스엠은 계열사가 SK플래닛으로부터 광고 사업부를 인수하기 때문에 대규모 실적 개선 효과가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효과가 빨리 나온다면 SM C&C의 광고 매출로만 연간 1500억~2000억원 이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와이지엔터도 네이버와의 시너지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와이지엔터의 자회사 YG플러스는 음원 서비스 '네이버뮤직'을 네이버와 공동 운영하고 향후 음악사업에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키로 했다. 권윤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4년 와이지엔터에 인수된 후 매분기 적자를 기록하던 YG플러스의 실적이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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