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 오리온,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입력 2017-11-16 14:15


오리온이 긍정적인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외형 감소는 예상 범위였던 반면 이익률은 크게 개선하며 4분기 이후를 기대하게 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1년 넘게 괴롭혀 왔던 사드 보복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며 2018년에는 본격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제과 시장의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지나친 기대감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중국 시장의 회복 가능성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16일 오후 1시37분 현재 오리온은 전날보다 3500원(2.80%) 내린 12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신고가(12만5000원)을 기록한 후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소폭 하락세다.

오리온의 주가는 추석 직후(10월11일) 9만1000원까지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30% 넘게 급등했다. 4분기 들어 중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개선되면서다.

여기에 맞춰 지난 14일 발표된 실적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매출이 전년 대비 2.9% 가소한 5799억원, 영업이익은 4.8% 줄어든 89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시장이 꼬북칩의 대 히트로 호실적을 시현했고 러시아와 베트남에서도 덩치를 키웠다. 중국 시장에서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광고·판촉비 감소와 사드 이슈 이후 이어진 인력 감축 덕분이다.

최근 들어 한중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더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분기에는 명절 이슈로 인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는 내년 실적으로 이연되며 성장세에 힘을 더해줄 것이란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오리온의 중국 법인 매출액은 1조200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광고판촉비 및 물류 효율화를 감안하면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 2000억원 이상이 시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의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4만5000원으로 높여 잡고 "사드 관련 우려가 낮아졌고 구조조정을 통한 이익 회복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매출 정상화 가정이 더해진다면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비용 효율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가능하겠지만 중국 제과 시장의 생태계가 달라지면서 오리온의 구조적 성장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내 글로벌·현지 업체들의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제품 경쟁력이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밸류에이션은 이미 낙관적인 전망이 반영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제과 시장 자체의 성장세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과시장 성장률은 0.8% 수준으로 음식료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춰잡았다.

이어 "지난 7월 이후 주가가 46% 넘게 오르면서 실적 회복세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며 "정체해 있는 중국 제과 시장의 성장률이 회복되는 신호가 보이거나 신제품 흥행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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