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기업!] 아스트로마, 대구 벤처의 8년 집념…당진에 'CO2 포집 플랜트' 세웠다

입력 2017-11-15 20:44
수정 2017-11-16 07:31
CO2 분리막 포집기술 상업화
필리핀에 405억원 수출계약


[ 오경묵 기자 ] 대구의 에너지 벤처기업이 8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이산화탄소(CO2)를 분리막을 통해 포집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해 상업화에 나섰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포집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전망이다.

대구의 아스트로마(대표 신기영·사진)는 지난달 충남 당진화력발전소 5호기에 1㎿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를 준공해 가동 중이라고 15일 발표했다. CO2 포집량은 하루 20t, 연간 7000t 규모다.

신기영 대표는 “당진화력발전소 CO2 포집 플랜트는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가 참여하는 총 18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분리막 기술을 적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포집된 는 산업현장에서 액화탄산으로 소비되거나 CO2 강화농법, 원유회수 증진 등에 사용된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에 다니던 신 대표는 2010년부터 포집기술 개발에 나서 4년 만에 시험용 플랜트 제조에 성공했다. 그동안은 CO2를 잘 흡수하는 용액흡수제와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분리하는 습식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습식법은 에너지 소모가 크고 CO2 흡수제의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신 대표는 4년여간 연구 끝에 CO2의 흡착 속도가 빠르고 분리 확산 속도를 높인 분리막 기술을 개발한 뒤 2015년 법인을 설립했다.

신 대표는 “CO2 포집률 90%, 포집 농도 97% 등 성능이 우수해 운영과 유지비용이 적게 드는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2015년 실리콘 분리막을 이용한 CO2 분리장치 등 5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유체분리장치, 모듈, 플랜트 이상감지 시스템 등 11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20개국에 특허를 등록했거나 출원 중이다.

개발된 기술이 화력발전소에 적용되자 해외에서도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필리핀 케손주 마우반시에 기술을 수출하는 405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마우반시와 거래조건협정서(MOA)도 맺었다.

신 대표는 “매출 없이 기술개발에만 300억원을 투자하면서 고생했지만 당진 화력발전소에 포집장치가 가동되면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기업들의 기술 협상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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