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ETF' 쓸어담는 펀드매니저들

입력 2017-11-15 17:30
수정 2017-11-16 06:51
이달 들어 1098억원 순매수
코스닥지수 2배 만큼 수익내는
'레버리지 ETF'도 적극 편입

"펀드매니저가 종목 분석 안하고
ETF 사는 건 문제" 지적도


[ 김우섭 기자 ]
개별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코스닥지수에 연동해 기계적으로 수익을 내는 대표 ‘패시브’ 상품인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담고 있다. 지수 상승의 두 배만큼 수익을 올리는 코스닥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도 적지 않다. 코스닥시장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지수를 이길 만한 종목을 고르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ETF는 특정 종목 대신 지수나 자산군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15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액티브 펀드매니저 자금이 대부분인 ‘자산운용’ 부문(투자 주체별 기준)의 코스닥 관련 7개 ETF의 순매수액은 이달 들어(1~14일) 10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91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ETF 매매를 거의 하지 않던 연기금도 이달 들어 10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운용 제약이 비교적 적은 한국형 헤지(사모) 펀드매니저들이 코스닥 ETF 편입에 적극적이다. 한 중견 자산운용사는 처음으로 코스닥 150 레버리지 ETF를 사모펀드에 편입하기도 했다. 이 ETF 상품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9% 안팎에 달한다.

ETF 유동성을 관리하는 증권사 유동성 공급자(LP)를 만나고 싶다는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뭉칫돈을 ETF에 투자하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자금 흐름상 매수·매도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등을 상의하기 위해서다.

펀드매니저들이 개별 종목이 아닌 코스닥시장에 ‘베팅’하는 이유는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정부가 코스닥 투자 비중이 적은 국민연금을 앞세워 상장 기업들을 적극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 수급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최근 2년 동안 코스닥 상장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디스카운트(할인)’ 받았다면 최근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시장 전망과 별개로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홍융기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 상무는 “코스닥 시가총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셀트리온과 신라젠이 4거래일 만에 20% 가까이 오르는 등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의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섣불리 종목에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을 따라가겠다는 펀드매니저가 많다”고 전했다.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코스닥 관련 ETF 쇼핑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일각에선 좋은 주식을 발굴하는 대가로 운용보수를 받는 펀드매니저가 ETF에 투자하는 건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대형주 장세가 장기간 지속됐기 때문에 코스닥시장 종목을 소홀히 해온 펀드매니저가 많다”며 “주 업무인 종목 분석은 하지 않고 급한 대로 ETF를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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