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유승민 방문 거절 '신경전'
안철수·유승민, 20분 단독 회동
선거·정책연대 거론하며 '훈훈'
[ 박종필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4일 당대표 취임 인사차 각 당 대표실을 예방하는 ‘신고식’을 치렀다. 유 대표 예방 자체를 거부한 자유한국당과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국민의당 간 온도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유 대표와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첫날부터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유 대표는 전날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홍 대표를 예방하겠다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홍 대표는 유 대표 방문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바른정당은 배신자 집단이지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예방을 거절한다”고 말했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잔류 배신자 집단에서 소위 말로만 개혁 소장파니 운운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정책으로 개혁을 이뤄낸 것은 하나도 없고 입으로만 개혁으로 포장해 국민을 현혹한다”고 맹비난했다.
유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지지 않고 응수했다. 그는 “홍 대표와 어떤 자리에서든 만나 앞으로 국회에서 두 당 간 협력·연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생각이 있지만, 예의차 예방하는 것조차 거부하는 졸렬한 작태를 보고 상당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유 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환대를 받았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20분가량 별도의 비공개 면담시간을 가졌다. 안 대표는 공개 발언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기득권 정치를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유 대표는 경제학자로, 저는 벤처기업가로 시작했다”고 말해 유 대표를 환영했다.
안 대표는 단독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국회에서 예산과 개혁입법이 현안인데 (바른정당과 함께) 성과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선거연대 등의 환경이 조성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유 대표도 “양당이 정책적인 연대를 하기로 합의한 법안들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며 “주호영 전 바른정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간 합의한 틀에서 플러스알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유 대표는 이날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지낸 김성동 전 의원을 바른정당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당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