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3분기 실적도 '호호(好好)'

입력 2017-11-14 17:59
주요국 증시 호황으로 ELS 상환 급증…전체 수익 개선

미래에셋대우 영업익 80%↑
NH투자 32%·삼성증권 77%↑

대형 증권사, IB사업도 성과


[ 하헌형/홍윤정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주요 증시의 호황으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수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닥시장 거래 활성화로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 3분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938억원)보다 79.9% 늘어난 168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발표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666억원) 대비 101.4% 급증한 1343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투자은행(IB) 등 전 사업부의 이익이 고르게 늘어나면서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1434억원)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4%와 87.4% 늘어난 1189억원, 167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등 ELS의 기초 자산으로 삼는 주요국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ELS 조기 상환 규모가 급증한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만기가 1~3년인 ELS는 기초 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를 유지하면 만기 전이라도 3~6개월마다 약정된 수익과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3분기 ELS 조기 상환액은 22조543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5220억원)보다 95.6% 급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가 조기 상환되면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평가이익)이 한꺼번에 인식되는 데다 ELS 장기 운용에 따른 헤지(위험 회피) 비용이 줄어들어 이익 규모가 커진다”고 말했다. ELS로 수익을 올린 개인들이 재투자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ELS 신규 발행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공개(IPO), 부동산 관련 거래 등 IB 관련 사업도 대형 증권사의 실적 개선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조원 규모의 셀트리온헬스케어 IPO와 5000억원어치의 두산인프라코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주선하며 IB 부문에서만 772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거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구조화 금융 관련 인수·자문 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요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에도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시장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으로 보유 채권의 평가손실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증시 활황으로 브로커리지와 ELS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손실 대부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증권주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증시 상승세를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이익이 많고 시가총액이 큰 대형 증권사 위주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하헌형/홍윤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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