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는 1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출국 전 발언을 보고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식과 품격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을 놓고 정치권이 보수와 비보수 진영으로 갈라진 양상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대선개입 댓글 의혹, 유명인 블랙리스트 의혹,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공작 의혹, 국군 사이버 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 의혹 등은 국민의 상식을 무너뜨리고 국격을 훼손하고 법질서를 위배한 것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현직 대통령도 법을 위반하면 처벌받는 세상"이라며 "전직 대통령도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적폐의 뿌리인 이 전 대통령의 뻔뻔함이 갈수록 가관"이라며 "이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 동안 민주주의의 기간이 무너져내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대한민국을 총제적인 적폐로 물들게 한 장본인"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하라"고 질타했다.
그는 검찰에도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에 임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즉각 수사하되, 정치보복이라는 빌미를 주지 않게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에 만전을 기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6개월 적폐청산이 개혁인지, 감정풀이인지, 정치적 보복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며 "이런 것은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전 세계의 경제 호황 속 기회를 잡아야하는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군 사이버사령부와 국정원의 정치 관여를 지시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상식에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며 대답을 피했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