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바르셀로나·베니스 노선 신설
[ 박재원 기자 ]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위협 등 이중고에 놓인 아시아나항공이 중장거리 노선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신기종 A350을 투입해 내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베니스 정기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 지역에 정기노선을 신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베니스 노선은 한·중·일 최초 단독 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이 지역에 전세기를 띄워 수익성을 점검했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까지 총 6대의 A350을 확보하는 만큼 LCC와의 차별화를 위해 중장기 노선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중장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점차 나빠지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 9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조6308억원을 기록했다. 사드 여파로 중국 노선 대신 동남아시아 좌석을 확대하면서 외형은 커졌다. 3분기 매출로는 최근 5년 새 최고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6% 줄어든 1189억원에 그쳤다. 수익성이 높은 중국 노선이 제 역할을 못 해준 탓이 크다. 당기순이익도 환차손으로 같은 기간 81.1%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한류 금지령)이 해소되면 대기 수요 유입으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최첨단 항공기 A350을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장거리 노선을 강화하는 것은 수익성뿐만 아니라 LCC와의 ‘거리 두기’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일본 중국 등 단거리 노선의 주류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기내 서비스를 대폭 줄여왔다. 일등석을 줄이고 좌석 수를 늘리면서 프리미엄 항공사라는 이미지가 사라지고 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노선 변화와 함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8일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해 56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금성 자산이 바닥난 데다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을 추진하던 자회사 아시아나IDT가 금호타이어의 그룹 이탈로 일감이 줄어들면서 이마저 무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더 강하게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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