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제5도살장》의 작가 미국 커트 보니것

입력 2017-11-10 18:10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임근호 기자 ] 미국 소설가 겸 수필가 커트 보니것은 팬이 많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 영국의 더글러스 애덤스, 미국의 리처드 브라우티건 등 유명 소설가들이 그의 팬임을 자처하곤 했다. 한국 영화감독 박찬욱 역시 제일 좋아하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그를 꼽는다.

보니것은 1922년 11월11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났다. 코넬대에서 생화학을 공부하다 1943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징집됐다. 대열에서 낙오해 홀로 적진 근처에서 헤매던 그는 독일군에 붙잡혀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 갇혔는데, 1945년 2월13일부터 15일까지 그곳에서 끔찍한 사건을 겪었다. 연합군이 사흘 밤낮으로 무차별 폭격을 퍼부어 드레스덴 시민 13만 명이 몰살당한 것이다. 보니것은 드레스덴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7명의 미군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대표작 《제5도살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량 학살 뒤에는 모든 것이 조용하게 마련이고, 언제나 그렇지요. 새들만 빼고요. 그럼 새들은 뭐라고 할까요? 대량 학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뿐입니다. 짹짹?”

보니것은 소설과 수필을 통해 세상의 야만과 무지, 부조리를 비꼬았다. 진지함 대신 풍자가 그의 무기였다. 그래서 그는 ‘20세기의 마크 트웨인’이라고도 불렸다. 그는 2007년 8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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