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네시아, 공동비전 채택…'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입력 2017-11-10 00:07
수정 2017-11-10 05:21
한국-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북한 비핵화' 긴밀 협력 합의
외교·국방장관 '2+2회의' 신설
조코위 대통령 2018년 방한키로


[ 조미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한·인도네시아 공동번영과 평화를 위한 공동비전 성명’도 채택했다. 한국이 동남아시아 개별 국가와 공동비전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과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이) 안보 부문에서 전략적 협력을 더욱 긴밀히 해나가기로 했다”며 “공동으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의 원만한 진행을 포함 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현 수준(149억달러)의 2배인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며 “물관리·교통·전력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생활밀착형 인프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철강·석유화학 등 기간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자동차·관광·콘텐츠 등 새로운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 투자가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산업화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열어두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을 중지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지지의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내년 방한을 요청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기쁘게 수락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두 정상이 입회한 곳에서 교통·산업·보건 분야 양국 장관은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정상회담에 앞서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서민들이 즐겨 찾는 현지 쇼핑몰로 문 대통령을 안내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쇼핑몰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기도 한 전통 수공예 직물 염색법인 ‘바틱’ 방식으로 염색된 전통의상을 구입해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K팝 열혈팬인 조코위 대통령 딸의 결혼식 선물로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의 축하 영상과 엑소 서명이 담긴 CD를 전달했다.

자카르타=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